[비즈 & 라이프] "틈틈이 자녀들과 시간 보내며 삶의 균형 찾아요"
아우디와 폭스바겐, 벤틀리, 람보르기니는 한국에서 별도 브랜드로 영업한다. 하지만 법인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한 곳이다. 재무와 인사 등 지원부서는 통합돼 있다. 이 때문에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표(59·사진)는 아우디 브랜드 관리뿐 아니라 회사 경영 전반을 살피느라 눈코 뜰 새 없다.

타머 대표는 평일 업무가 끝나거나 주말이면 다양한 여가 활동을 통해 재충전한다. 2012년 12월 부임해 2년 넘게 한국 생활을 한 덕에 한국 영화를 보면서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좋아하는 요리를 직접 하는 것도 그의 취미생활 중 하나.

그중에서도 타머 대표가 최고의 힐링으로 꼽는 것은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는 “조금 늦은 나이에 아빠가 됐기 때문인지 아이들이 너무나 소중하다”며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환갑을 바라보는 타머 대표의 딸은 이제 열두 살, 아들은 일곱 살이다.

타머 대표는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정시 퇴근을 고수한다. 외부 약속도 되도록 점심시간에 잡는다. 술은 전혀 마시지 않는다. 특별한 일이 없는 날에는 퇴근길에 늦둥이들을 학교(서울 한남동 서울독일국제학교)에서 데리고 집에 와서 아이들이 잠들 때까지 놀아준다.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집이 있는 한남동 일대를 산책하거나 장충동 서울클럽에 가서 수영을 한다. 친한 이웃들을 집으로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한다.

타머 대표는 “아이들의 끝없는 질문에 하나하나 답해주면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나 앞으로 해야 할 업무에 대한 부담을 잊을 수 있다”며 “아빠가 세상 모든 일을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질문을 쏟아내는 아이들이 신선한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밤늦게까지 아이들과 놀아주는 통에 쌓이는 업무는 새벽에 한다. 잠을 덜 자는 것이다. 주중에는 새벽 4시면 일어나 서재에서 독일 본사 등에서 보내온 이메일을 체크하고 답장을 보낸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농장을 하던 부모님을 돕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 젖소에게 풀을 먹이던 게 습관이 돼 아침 일찍 일어나 일을 하는 게 능률이 높다”고 말했다.

새벽 일을 마치면 아내, 자녀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한다. 타머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이다. 아침을 먹으면서 자녀들의 학교 생활은 어떤지, 아빠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물어본다. 아이들의 의견을 듣고 주말 계획을 세우는 것도 아침 식사 시간이다.

타머 대표는 “기업 경영은 문제 해결의 과정”이라며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경영자의 역량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아이들의 기발한 상상력을 본받으려고 노력한다”며 “일이 많아질수록 아이들이 삶의 균형을 찾게 해준다”고 말했다.

타머 대표가 자녀들로부터 자극을 받았기 때문인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2013년보다 23.6% 늘어난 2조6619억원을 기록하며 수입차업계 1위를 달성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