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미국에 태양광 모듈 1조원 규모 공급계약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 업체인 한화큐셀이 단일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을 따냈다. 한화큐셀은 20일 미국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올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총 1.5GW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1.5GW는 대구시 전체 인구(약 250만명)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한화큐셀의 1년 태양광 모듈 생산량(약 3.3GW)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의 매출 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화큐셀이 넥스트에라에 공급하는 모듈은 미국에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에 사용된다. 넥스트에라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전력회사로, 북미지역에서 연간 42GW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900 수준인 태양광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큐셀과 넥스트에라는 또 2017년 이후 넥스트에라가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에 한화큐셀의 모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협의한다는 내용을 계약에 포함시켰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이번 대형 계약 수주를 통해 추가 사업 확장 기회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남성우 한화큐셀 대표는 “이번 계약으로 차별화된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한화큐셀은 미국에서 선도 태양광업체로서의 존재감을 알리는 동시에 시장점유율 1위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만도 피멘텔 넥스트에라 사장은 “태양광발전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기술력 있고 신뢰성이 높은 한화큐셀은 넥스트에라의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2010년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한 뒤 태양광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은 태양광사업이 침체기를 겪던 2011년 10월 그룹 창립 기념일 기념사를 통해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며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가야 한다”며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해낼 수 있다’ ‘꼭 해낸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는 2012년 독일 큐셀사를 인수하고, 지난 2월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해 세계 최대의 태양광 모듈 생산 회사를 탄생시켰다.

■ 태양광 모듈

태양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태양전지를 종과 횡으로 연결해 결합한 묶음.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