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4월인데…벌써 '빙수전쟁'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쌀쌀한 날씨지만, 식품·외식업계에선 벌써부터 ‘빙수 전쟁’이 불붙었다. 제과점, 커피숍, 패스트푸드점,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 업종 구분 없이 일제히 빙수 신메뉴를 내놓고 고객몰이에 나섰다.

아직 4월인데…벌써 '빙수전쟁'
CJ푸드빌에서 운영하는 제과점 뚜레쥬르는 20일 블루베리 크랜베리 딸기 등을 넣은 ‘트리플베리 빙수’ 등 6종을 출시했다. 같은 날 커피숍 엔제리너스는 ‘순수 콩빙수’, ‘홍시 빙수’ 등을 내놨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가 ‘눈꽃 빙수’를 선보였다. 카페베네, 카페드롭탑, 투썸플레이스, 나뚜루팝 등도 최근 빙수 메뉴를 팔기 시작했다.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등은 이달 중 빙수 메뉴를 내놓을 예정이다.

빙수는 점주들 사이에서 ‘여름엔 빙수 매출로 임차료를 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름철에 매출 비중이 높은 메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통 5월에 신메뉴가 나왔지만 올해는 출시 시기가 한 달가량 앞당겨졌다. 김종욱 카페베네 차장은 “여름철 빙수 매출 비중은 40%로 아이스아메리카노 매출에 육박한다”며 “시장 선점을 위해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출시 시기를 앞당기다보니 올해는 이른 봄부터 빙수 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아직 4월인데…벌써 '빙수전쟁'
빙수 메뉴는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유자 자몽 복숭아 망고 홍시 등을 활용한 과일빙수류를 집중 판매할 계획이다. 1인용 메뉴로는 ‘수정과 빙수’도 있다.

카페베네는 눈꽃빙수 8종과 일반빙수 8종 등 16가지로 지난해보다 메뉴 수가 두 배로 늘어났다. 투썸플레이스는 ‘케이크 빙수’를 내놨다. 빙수에 케이크 한 조각을 올린 제품으로, 자몽무스케이크를 활용한 ‘자몽베리케이크빙수’가 대표 제품이다. 나뚜루팝은 빙수 용기를 드라이아이스에 보관해 빙수를 먹을 때 구름 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내는 것이 특징인 ‘구름빙수’를 내놨다.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카페베네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 캐릭터를 모델로 활용하면서 캐릭터 인형 증정 이벤트 등을 통해 빙수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SK플래닛의 모바일 선주문 서비스인 시럽 오더와 연계해 1만원짜리 빙수 메뉴를 1000원에 파는 이벤트도 20일 진행했다.

카페드롭탑은 빙수 메뉴 50% 할인 서비스에 나섰다. 오는 30일까지 오후 3~5시에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에게 빙수 메뉴를 반값에 제공한다. 투썸플레이스는 빙수 주문 시 아메리카노 쿠폰을 준다.

업체들의 고급화 전략으로 빙수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안팎까지 올랐다. 드롭탑 ‘베리베리 아이스탑’(1만3800원), 카페베네 ‘망고치즈케이크빙수’(1만3500원), 투썸플레이스 ‘자몽베리케이크빙수’(1만1000원) 등은 직장인 2인의 점심값에 버금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커피전문점 업체 관계자는 “2~3인이 함께 먹는 메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1인당 가격은 커피보다 저렴하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