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광주공장 직원들이 지난 17일 이곳에서 생산 중인 스마트폰 ‘G4’의 카메라 모듈을 들어 보이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 광주공장 직원들이 지난 17일 이곳에서 생산 중인 스마트폰 ‘G4’의 카메라 모듈을 들어 보이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지난 17일 광주광역시 하남공단에 있는 LG이노텍 공장. 생산라인 한쪽에는 하얀 방진복으로 무장한 직원들이 막 최종 테스트를 통과한 어른 손톱 크기의 카메라 모듈을 옮겨 담느라 분주했다. LG전자가 오는 29일 출시하는 전략 스마트폰 ‘G4’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이다.

G4는 현존하는 스마트폰 카메라 중 가장 낮은 F1.8 조리개값의 1600만화소 카메라를 내장하게 된다. 조리개값이 작을수록 렌즈를 통과하는 빛의 양이 커져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셀카’족을 위해 전면 카메라에도 800만화소 렌즈를 장착했다.

역대 최강의 카메라 성능을 내세워 삼성전자 갤럭시S6와 애플 아이폰6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한국(서울) 영국(런던) 프랑스(파리) 싱가포르(싱가포르) 터키(이스탄불) 등 6개국에서 ‘릴레이 G4 공개 행사’를 연다. 이후 G4를 글로벌 시장에 차례로 출시할 예정이다.

◆화소수 높였는데 두께는 얇아져

1년 전 G4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LG이노텍의 고민은 카메라 모듈 두께였다. 화소수를 높여 더 성능 좋은 카메라를 만들려면 그만큼 렌즈가 두꺼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화소수를 높이면서도 두께는 더 얇게 만드는 것이 LG이노텍에 주어진 과제였다.

LG이노텍은 0.11㎜짜리 초박막 ‘글라스 타입 블루 필터’로 문제를 해결해냈다. 카메라 모듈 전체 두께를 4.46㎜로 줄였다. 210만화소의 G3에 비해 화소수는 네 배 늘리면서도 모듈 두께는 1㎜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유동국 LG이노텍 책임연구원은 “두께가 비슷한 필름 타입보다 글라스 타입이 내구성이 뛰어나 생산 과정에서 변형 위험이 낮다”며 “카메라 렌즈로 들어오는 적외선을 차단하고 가시광선 투과율을 높여 더 자연스럽고 정확한 색감을 표현하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이 G4 카메라 모듈을 양산하는 데는 꼬박 1년이 걸렸다. 이 가운데 막판 3~4개월은 핵심 공정 재설계에 투자했다. 유 책임연구원은 “6겹의 대구경 렌즈가 겹쳐진 경통부와 이미지 센서를 결합하는 액티브 얼라인 공정의 정밀도를 40%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0번 이상 흔드는 가혹 시험도

모듈 검사실에서는 수십 대의 장비 안에 카메라 모듈을 넣고 100번 이상 흔들며 촬영 시험을 하는 ‘가혹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살펴보는 공정이다. 기준치를 통과하면 테스트 기기 모니터에 초록색 글자의 ‘PASS’, 못 미치면 붉은색으로 ‘FAIL’이란 경고 문구가 떴다. 유 책임연구원은 “G4에 탑재되는 OIS 부품은 이전 제품인 G3보다 20% 정도 성능이 향상됐다”며 “소비전력을 50% 줄인 것까지 포함하면 카메라 전체 성능이 50% 이상 개선됐다”고 했다.

이곳에 출입하는 직원은 방진복 방진화 방진모 마스크에 두 겹의 장갑을 착용하고 7단계의 이물 제거 절차를 거쳐야만 비로소 생산 라인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 최형신 LG이노텍 카메라모듈 제조팀장은 “초정밀 카메라 모듈의 완벽한 품질 구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