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OLED TV 판매량 늘긴 느는데…"
세계에서 유일하게 OLED TV를 생산하는 LG전자가 재고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판매량은 조금씩 늘고 있지만 LG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는 패널을 충분히 소화할 만큼 시장이 커지지 않아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월 중국 최대 쇼핑 시즌인 춘제(春節·설) 연휴에 55인치 풀HD급 OLED TV(사진)를 약 1200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 제품 가격은 2만위안(약 350만원) 안팎이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판매된 프리미엄 TV(1500달러·약 160만원 이상) 16만5000대(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 자료)의 1% 수준이다.

판매가 예상을 따라가지 못하자 재고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재고가 일정 수준 쌓이면 이를 털어내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려야 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이 악화된 것도 갤럭시S5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린 영향이 컸다.

그렇다고 연간 60만장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가 패널 생산량을 줄이기도 어렵다. 디스플레이 공장은 가동률을 내릴 경우 비용이 더 들어간다. 해결책은 LG전자가 OLED TV를 더 많이 팔거나 LG디스플레이가 다른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이지만, 현재는 둘 다 쉽지 않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LG가 OLED TV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고를 줄이려면 일단 시장을 키우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OLED TV 가격은 초고화질(UHD)급은 1000만원이 넘고, 풀HD급도 300만원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OLED TV 가격이 내려가면서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