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4·19 기념식 참석 "검찰 수사에서 밝힐 것"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근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19일 아직 검찰로부터 공식 소환 일정을 통보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주 중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거론되는 홍 지사는 이날 오전 경남도청 본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5회 4·19혁명 기념식이 끝난 뒤 검찰로부터 소환 일정을 통보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것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첫날 밝힌 대로다. 이런 식의 인터뷰는 안한다고 했다. 사실에 관한 문제는 검찰에서 밝힐 테니까 검찰이, 수사가 밝힐 거지 언론 통해서는 안 한다고 했다"며 언론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뒤 의혹을 전면 부인한 첫날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추가 질문에는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말문을 닫았다.

홍 지사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 입후보했을 무렵인 2011년 5월∼6월에 성 전 회장 측근 윤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성 전 회장 측근을 포함한 사건 핵심 관계자 11인으로부터 압수한 물품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성 전 회장이 홍 지사 등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시기와 장소 등 당시 정황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열린 4·19혁명 기념식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경과보고, 기념사, 노래 제창 등 순서로 30분간 진행됐다.

홍 지사는 기념사에서 "4·19혁명은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게 하고 대한민국 주인은 국민이라는 주인의식을 천명한 시민혁명이다"며 "4·19혁명을 주도한 세력은 우리 학생들이었다.

4·19는 우리 역사에 큰 의미를 가진 혁명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도정 현안과 관련해서는 "채무 감축 등 재정건전화 기조를 이어나가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채무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사천·진주 항공산단, 밀양 나노산단, 거제 해양플랜트산단 등 3개 국가산단 개발 등 사업을 추진해 후손들이 채무 없는 경남, 희망 있는 경남에서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날 참석자들과 간간이 인사를 나누기도 했지만 대체로 무겁고 굳은 표정이었다.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