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 없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사진)이 15일(현지시간) 그리스에 72억유로(약 8조3700억원)를 추가 지원하는 구제금융 협상에 대해 타결 가능성을 일축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그리스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하향 조정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국 외교협회 회의에 참석, “오는 24일 열리는 구제금융 협상에서 누구도 합의안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밑 빠진 독에 수천억유로를 쏟아부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의 급진 좌파 정부가 지금까지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무위로 돌리고 있어 협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독일은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그리스 국제 채권단 중 최대 채권국으로 발언권이 가장 세다. 그리스 지원금 2460억유로 중 560억유로를 분담했다.

국제금융가에서는 구제금융 협상이 실패해 그리스가 추가로 72억유로를 빌리지 못하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리스는 다음달 공공근로자의 연금과 임금으로 24억유로를 지급해야 한다. 또 다음달부터 두 달간 IMF에 25억유로를 갚아야 한다.

S&P는 이날 이미 부실채권 등급(B-)인 그리스 신용등급을 ‘CCC+’로 1단계 추가 강등했다. S&P는 ‘BB+’ 등급부터 투자 부적격으로 분류하고 있다. ‘CCC+’는 투자 위험도가 매우 높다는 의미로 디폴트 상태로 떨어질 수 있는 단계로 간주된다. S&P는 “그리스의 재무 상태는 심층적인 개혁이나 추가 지원 없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