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개 은행지주회사의 총자산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제자리 걸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 증가율에선 한국금융지주 등 비은행지주회사가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연결 기준)을 공개했다. 신한, 하나, KB, 농협, BNK, DG, JB, SC 등 8개 은행지주사의 작년 말 총자산은 1499조원으로 1년 사이 9.8% 증가했다. 농협지주가 우리투자증권, BNK지주가 경남은행, JB지주가 광주은행(JB) 등을 새로 계열사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은행지주들의 순이익은 6조1449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가량(3조938억원) 불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이나 다름없다. 작년 말 순이익 집계엔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2013년에 적자를 낸 곳이 지주 해산을 이유로 빠졌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 등 자회사를 새로 편입한 곳들은 인수가액이 순자산 공정가치보다 낮아 1조3000억원가량의 매수 차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착시 효과와 염가매수차익을 감안하면 8개 은행지주의 순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그대로인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은행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게 은행지주사 경영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하고 있다. 2012년 말엔 지주회사 연결순이익의 83.6%를 은행이 담당했지만 작년 말엔 61.2%로 떨어졌다.

반면 한국금융지주의 순익이 전년 대비 5배 증가하는 등 비은행지주사의 순익은 크게 증가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