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베트남서 승승장구…순익 외국계 1위 눈앞
현지화 전략 주효…하노이 등 지점 추가 개설
신한은행이 베트남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 가운데 지난해 HSBC에 이어 총자산, 당기순이익 기준 2위에 올랐다. 특히 순이익은 매년 20%가량 늘면서 1위인 HSBC를 100만달러 차이로 바짝 추격 중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께 HSBC를 제치고 외국계 은행 수익 1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은행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3700만달러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2013년(3000만달러) 대비 약 23% 늘었다. 이 같은 순이익 규모는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중 2위로 1위인 HSBC(3800만달러)와의 격차도 크게 좁혔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내부에선 역전을 자신하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은 “1~2년 안에 베트남에서 HSBC를 제치고 수익 1위 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자산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신한은행 베트남법인의 총자산은 18억7000만달러였다. 2012년 10억8900만달러, 2013년 14억1100만달러에 이어 3년 연속 4억달러가량씩 총자산을 불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둔 5개 외국계 은행 가운데 호주 ANZ은행을 제치고 총자산 2위에 올랐다. 1위는 37억6600만달러의 총자산을 기록한 HSBC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총자산은 여전히 HSBC와 격차가 크지만 (신한은행) 베트남법인이 매년 30%씩 자산을 늘리고 있어 2~3년 내 HSBC와 비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법인이 잘나가는 것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덕분이라고 신한 측은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1993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이후 국내 기업, 동포 대상의 영업을 줄이는 대신 베트남 현지기업과 현지인 대상 영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개인고객 34만여명의 91%(31만여명)가 베트남 현지인이다. 또 베트남 대기업과 중견기업, 공기업 412곳을 기업고객으로 확보했다. 이들 기업에 대한 대출액은 작년 2억1200만달러에 달했다. 최 부행장은 “저금리로 국내 수익성이 악화되는 만큼 올해 해외영업 비중을 늘릴 것”이라며 “베트남 호찌민, 하노이에 올해 3개 지점을 추가해 14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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