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슈퍼컴 2억달러 투자"…세계1위 중국 톈허2에 도전
풀기 어려운 대용량 정보를 초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를 슈퍼컴퓨터라고 부른다. 통상 데이터 처리 속도를 기준으로 세계 500위 안에 들어가는 컴퓨터를 지칭한다. 미국 연방 에너지부는 최근 산하 아르곤 국립연구소에 2억달러를 지원해 2018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해 주목받았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는 중국 국방과학기술대가 보유한 ‘톈허2’다. 성능의 기준인 데이터 처리 속도가 33.86페타플롭스(petaflops·초당 1000조회 연산)다. 초당 연산 횟수가 3경번이 넘는다. 개인용 PC 500만대의 성능과 맞먹는다.

미국이 새롭게 개발할 슈퍼컴퓨터의 이름은 ‘오로라(Aurora)’다. 톈허2보다 5~7배 빠른 180페타플롭스의 성능을 내는 게 목표다. 중국이 2013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오르자 미국이 재탈환을 위해 2018년까지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이다.

슈퍼컴퓨터는 최근 저탄소 에너지, 신소재 개발, 유전자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미국 "슈퍼컴 2억달러 투자"…세계1위 중국 톈허2에 도전
최초의 슈퍼컴퓨터로 꼽히는 제품은 1976년 미국 크레이사가 개발한 ‘크레이-1’이다. 당시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1억6000만번을 연산할 수 있는 160메가플롭스(megaflops)였다. 이는 2011년 애플이 내놓은 ‘아이패드2’와 비슷한 수준이다. 톈허2와 비교하면 40년 만에 처리 속도가 2억배 이상 빨라졌다.

초기 슈퍼컴퓨터는 연산 능력이 뛰어난 프로세서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컴퓨터의 덩치가 커졌고 비용도 많이 들 수밖에 없었다. 대안으로 개발된 기술이 여러 컴퓨터를 병렬로 연결하는 클러스터 방식이다. 수천, 수만개의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클러스터 방식으로 연결한다.

작년 말 기준 한국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는 세계 148위인 기상청의 4호 슈퍼컴퓨터 ‘우리’다.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 중 미국은 231대, 중국이 61대, 일본이 32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은 9대에 불과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21년까지 세계 10위권대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직접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해 신청한 예산 규모는 1600억원 수준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