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림 이플루비 사장(왼쪽부터)과 오분희 프린세스주얼리 사장, 박은주 엠투다이아몬드 사장이 보석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윤혜림 이플루비 사장(왼쪽부터)과 오분희 프린세스주얼리 사장, 박은주 엠투다이아몬드 사장이 보석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여성들이 창업을 계획할 때 한 번쯤 생각해보는 아이템이 귀금속 액세서리다. 하지만 보석은 생활필수품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변동에 민감해 초보자들이 창업하기 쉽지 않은 품목이다. 6일 한국경제신문에서 열린 ‘여성시대 톡톡방’ 참석자들은 귀금속 분야는 ‘아름다운 보석만큼이나 힘든 사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분희 프린세스주얼리 사장(64)은 이 분야 터줏대감이다. 1970년대 초부터 귀금속을 판매해온 오 사장은 1979년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 입점했고, 현재 10여곳의 롯데백화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오 사장에게 조언을 청한 박은주 엠투다이아몬드 사장(39)은 2007년부터 서울 종로 등에 매장을 두고 보석 도·소매업을 하고 있다. 내달 자체 브랜드 ‘엘라크’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윤혜림 이플루비 사장(30)은 ‘돋보기 주얼리’라는 아이템으로 지난해 창업했다. ‘실버세대를 위한 예쁜 돋보기를 만들자’는 생각에 시작했지만 예상만큼 쉽지 않다.

◆백화점 매장 유지 비결은 ‘신뢰’

서울 가회동에 매장을 열 계획인 박 사장은 오 사장이 오랜 기간 유명 백화점의 좋은 자리를 지킨 것을 부러워했다. 오 사장은 이에 대해 “내가 떼돈을 벌고 싶었으면 전국에서 가맹사업을 했을 것”이라며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직영매장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맡아 관리해야 손님에게 믿을 수 있는 제품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오 사장은 “보석을 판매하는 것은 신뢰를 파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좋은 품질과 함께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매장 직원 관리 중요

박 사장은 “사업이 커지면서 매장을 내다 보니 직원 관리가 정말 어렵더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오 사장은 “40여년간 보석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꼽으라면 나 역시 직원 관리”라고 맞장구쳤다.

오 사장은 “한 직원이 제품에 붙어 있던 다이아몬드를 큐빅으로 바꿔치기해 (고객에게 사기죄로 고소당해) 경찰서까지 간 적도 있다”며 “배신감과 분노가 치밀었지만 곧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 직원을 한번 용서해 줬다”고 말했다. 이어 “보석사업의 특성상 고가 제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직원들에 대한 신뢰가 필수”라며 “엄마 같은 마음으로 직원들을 뒷받침해주다 보니 30년 이상 일한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명품·복제품과의 경쟁

윤 사장은 “티파니 같은 해외 명품 브랜드는 우리와 비슷한 액세서리를 열 배 비싸게 파는데도 사람들이 척척 사가는 걸 보면 부럽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옆 가게에서 금방 우리 제품을 따라한 ‘카피(복제품)’를 내놓을 때마다 곤혹스럽다”고 했다. 오 사장은 “국내 세공 기술과 디자인 경쟁력은 세계적으로도 우수한데 낮은 브랜드 이미지 탓에 해외 명품들에 밀리는 건 사실”이라며 “장기적으로 ‘내 브랜드’를 키워서 좋은 제품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카피 귀금속에 대해선 “요즘 소비자의 안목이 높아져서 조악한 카피 제품은 곧 들통난다”며 품질로 정면승부하라고 주문했다.

‘여성시대 톡톡방’에서는 자문단에 묻고 싶은 질문이나 톡톡방 참여 신청을 이메일(womanceo@hankyung.com)로 받습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