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세븐일레븐 상품전시회에서 가맹점주들이 신상품이 진열된 모델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최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세븐일레븐 상품전시회에서 가맹점주들이 신상품이 진열된 모델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편의점업체 세븐일레븐이 최근 서울과 부산에서 잇따라 연 상품전시회에서 가맹점주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델 매장과 시식회에 등장한 풍부한 먹거리 때문이었다. 도시락, 샌드위치, 삼각김밥 등 품목에서 새로 개발된 먹거리들이 품목, 가격, 크기별로 나란히 진열된 모델 매장을 둘러보며 가맹점주들은 탄성을 질렀다. 행사를 주관한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올해 상품운영 전략을 설명하면서 “담배가게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먹거리와 음료를 대거 강화해 푸드센터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올해 새로 매장에 도입하는 원두커피는 국내 커피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정성이 예비창업자의 최고 가치

요즘 예비창업자들은 매출 등락이 심하지 않고 쉽게 망하지 않는 아이템에 관심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생계형 창업시장의 이런 추세에 부합하는 아이템이 바로 편의점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공통적인 견해다. 이런 추세는 국내 유통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금방 확인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성장률은 2013년부터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편의점은 줄곧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편의점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만4130개이던 국내 편의점 총 점포 수는 2013년 2만4859개로 1만개 이상 늘어났다. 지금도 상향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의 성장은 사회 트렌드 및 인구구조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분의 1을 넘어서 소량·소포장 상품을 선호하는 데다 근거리 쇼핑 경향이 짙어지면서 집 근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편의점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편의점의 진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식품 부문이다. 세븐일레븐 상품전시회 중 도시락과 원두커피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회사가 올 들어 도시락 모델로 선정한 걸스데이의 혜리의 이름을 딴 ‘혜리도시락’은 지난달 출시 후 하루평균 2만7000여개가 팔리고 있다. 원두커피도 커피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한다. 아라비카 커피를 드립 방식으로 내려 추출하는 원두커피는 한 잔에 1000원으로 20개 점포에서 시범 판매 중인데, 하루평균 40잔이 팔린다.

오재용 세븐일레븐 상품2부문장(상무)은 “원두커피는 일본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2012년 12월 출시해 2년 만에 총 7억잔을 팔았고 지금도 매장당 하루 120잔씩 팔리는 베스트셀러 상품”이라며 “아메리카노 한 잔에 4000원이 넘는 커피전문점들에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상무는 “지역 맛집과 연계해 개발한 자체상품(PB) 컵라면인 ‘강릉교동반점 짬뽕’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지 6개월 만에 150만개 이상 팔리며 세븐일레븐 전 매장에서 컵라면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맹 형태도 진화하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매출검증점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CU 직영점을 예비창업자가 3~6개월간 운영해본 뒤 창업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창업 전에 점포운영 체험 기회를 주려는 의도와 함께 매출이 검증된 점포에 가맹 후보자를 모집함으로써 초보창업자들의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목적에서 도입됐다. 지난해에는 24시간 영업시간 준수를 전제로 매출이익 배분율을 최대 80%까지 높인 새로운 가맹형태도 선보였다.

6개의 CU 가맹점을 운영하는 스타점주 권용석 사장(44)은 “과거에는 학생 아르바이트생의 이직이 잦아 직원관리에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책임감이 강한 중년 알바생이 많아 편의점을 운영하기가 훨씬 쉬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복수점포를 운영한다는 목표 아래 점포입지를 선정하고 직원을 뽑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