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은 붉은색과 흰색만으로 된 굴뚝을 녹색 등으로 색칠 했다.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은 붉은색과 흰색만으로 된 굴뚝을 녹색 등으로 색칠 했다. 에쓰오일 제공
롯데케미칼은 색채 디자인을 도입해 공장 이미지를 밝게 개선했다. 울산시 제공
롯데케미칼은 색채 디자인을 도입해 공장 이미지를 밝게 개선했다. 울산시 제공
울산공단이 53년 만에 칙칙함을 벗어버리고 화려한 색깔의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울산공단은 1962년 2월3일 한국 최초의 국가공단인 울산공업센터 기공식을 열고 중화학공업 육성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이다. 53년이 지난 지금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세계 굴지의 대기업들이 들어서 세계적인 공단으로 변신했다. 공장에서 나오는 야경은 ‘울산 12경’에 선정될 정도다. 하지만 낮엔 어둡고 칙칙한 회색 굴뚝 일색의 공해 도시로 오해받을 정도로 인식이 좋지 않다. 공단설비의 노후화로 화재 및 폭발 등 안전사고도 자주 발생하면서 울산시의 산업관광 활성화 정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산업관광지’로 디자인 혁신

울산시는 53년 만에 울산공단의 굴뚝과 생산시설에 화려한 색깔을 입히는 ‘산업단지 색채 디자인 지원사업’을 펴 ‘품격 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의 이미지를 심겠다고 1일 발표했다. 그동안 개별 공장 굴뚝에 그림을 그리는 미관사업은 간간이 시행됐다. 온산산업단지에 있는 에쓰오일은 2009년 8000여만원을 들여 80m 높이의 대형 굴뚝 외벽에 노랑 파랑 초록 등 색깔로 울산의 생태도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 회사 이수연 홍보팀 대리는 “전에는 굴뚝이 붉은색과 흰색 등 단색이나 무채색으로 칠해져 단조롭고 삭막했다”며 “우리 공장 굴뚝이 온산산단에서 처음 높고 푸른 하늘을 표현한 친환경 홍보탑으로 바뀐 뒤 공장 분위기도 산뜻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롯데케미칼과 태성산업, 동남정밀 등 3개 업체가 공장을 새 단장했다.

울산시는 시민들의 반응이 좋자 올해부터 산업단지 특성과 입지 여건을 반영한 구체적인 색채 계획을 수립해 공단 미관 전체를 개선하기로 했다. 바다에 인접한 미포산단 내 건물들은 회색에서 푸른색과 오렌지색으로 바꾼다. 인근에 산이 있는 온산산단은 녹색과 노란색 붉은색 계열의 색깔로 이미지 변신을 한다.

시는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포산단에 입주해 있는 자동차 및 조선 관련 부품업체 공장 800여개와 온산산단의 석유화학 등 300여개 공장이 지원 대상이다.

◆안전사고 제로화 추진

울산공단은 최근 5년간 화재 및 폭발사고가 197건 발생해 48명의 사상자를 냈다. 공단 내 한 화학 회사 관계자는 “공단이 조성된 지 50년이 넘다 보니 피로도 누적에 따른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며 “하지만 근로자의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해 이 분야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울산시는 한국디자인진흥원과 공동으로 공단의 사고 유형을 집중 분석한 뒤 근로자의 인지와 행동오류 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산업단지 시설과 기기·표지판 전반에 식별력을 높이는 ‘산업단지 안전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내년부터 적용키로 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중화학공업에 첨단 과학과 녹색을 입혀 세계적 산업관광도시로 육성하고 안전공단 창조모델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