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케이블 요리 프로 月·木에 방송하는 까닭
요리채널 올리브TV는 새 체험형 요리 프로그램인 ‘오늘 뭐 먹지’를 시작하면서 빅데이터 분석 덕을 톡톡히 봤다. 방송 시간을 월요일과 목요일로 정한 것에서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집 요리’ ‘귀찮다’ 등을 키워드로 8300만건의 버즈(인터넷 댓글과 SNS 메시지)를 분석해 ‘가장 요리하고 싶은 날’을 뽑아낸 것이다. 작년 9월부터 전파를 타고 있는 이 프로는 방송에 나온 요리 레시피가 다음날 주요 포털 사이트 메인페이지에 소개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빅데이터의 힘에다 때마침 ‘집밥’ 열풍이 더해진 결과라는 게 CJ의 분석이다.

CJ 케이블 요리 프로 月·木에 방송하는 까닭
정보기술(IT)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전통 산업군인 식품·유통업계에 ‘빅데이터 경영’ 바람이 거세다. CJ제일제당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013년 15명으로 빅데이터 분석팀인 ‘트렌드 전략팀’을 출범시켰다. ‘오늘 뭐 먹지’ 론칭 과정에서의 빅데이터 분석도 이 팀이 맡았다.

CJ제일제당은 자체 상품개발 때도 빅데이터 분석을 빠뜨리지 않고 있다. 달콤한 디저트 ‘쁘띠첼 스윗푸딩’의 마케팅 활용에서 잘 드러난다. 버즈 분석을 통해 사람들이 가장 피곤해 하는 시간이 ‘월요일 오후 2시16분’이라는 결론을 도출하고, 프로모션을 집중한 점이 효과를 냈다. 한식 뷔페와 관련된 글이 많아지는 것을 보고 최근 계절밥상 대표 메뉴인 ‘고추장 삼겹살’도 개발했다. 이 회사는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제품을 연내 10여종 더 선보일 예정이다.

빅데이터 활용은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KGC인삼공사가 올 1월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는 ‘천녹삼’도 소비자와 매장판매 정보를 분석한 덕을 봤다. 홍삼 구매층인 40~50대 남성이 피로 해소를 중시하는 점을 감안해 녹용 성분을 넣자 출시 두 달 만에 13억5000만원어치가 팔렸다.

지난해 출시돼 250억원어치가 팔린 롯데제과의 소프트캔디 ‘말랑카우’도 비슷한 사례다. 달콤한 소프트캔디를 즐기면서도 치아에 달라붙는 점을 싫어하는 데 착안해 말랑한 식감을 강조한 게 구매로 이어졌다.

유통업체들도 빅데이터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이마트는 할인행사 등을 알리는 메시지를 오전 11시~낮 12시, 오후 5~6시로 하루 두 차례 보낸다. 애플리케이션(앱) 방문자 분석 결과를 활용했다. 롯데마트도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추적해 오전 8시30분, 오전 10~11시, 오후 6시 전후에 푸시메시지를 발송 중이다.

빅데이터 경영이 확산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초보적 수준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신은희 닐슨코리아 대표는 “한국 기업들은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가진 데 비해 활용 방법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