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위치 알려주는 내비, 안전운행에 득일까 실일까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 나왔다. 비슷한 기능을 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있지만 내비게이션은 처음이다.

파인디지털이 4월부터 판매할 예정인 내비게이션(모델명 iQ 3D 9000)은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반경 10㎞ 이내에 음주단속이 있는지를 알려준다. 음주단속이 진행 중이라면 몇 팀이 단속을 벌이는지 지도에 표시된다. 4월 중순에는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 음주단속이 있는지도 알려 줄 예정이다. 관련 앱인 ‘피하새’의 개발사 앱튜브가 정보를 제공한다.

음주단속 정보가 제공되는 앱은 음주운전을 부추긴다는 논란이 있었다. 단속이 없으면 술을 마신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단속 지점을 피해 목적지까지 가는 것도 가능해서다. 하지만 앱 사용자가 많지 않아 사회적으로 큰 파급력은 없었다.

국내 2위 내비게이션 업체 파인디지털이 본격적으로 이 서비스를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파인디지털 내비게이션을 쓰는 사용자는 수백만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 사용자들을 기반으로 단속 정보를 취합하면 정보의 질도 더욱 향상될 가능성이 있다. 이 서비스 원리는 대리운전 기사나 내비게이션 사용자 등이 음주운전 단속 정보를 올려 이를 취합하는 형태다.

파인디지털도 논란을 의식, “단속 지점이 어딘지 콕 집어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단속 여부만 알아도 사용자 스스로 운전을 포기하거나 대리운전을 이용하게 돼 오히려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제시한다.

과거 내비게이션이 과속 카메라 단속 위치 정보를 처음 제공했을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처음에는 불법이었지만 내비게이션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2008년부터 정식으로 허용됐다. 파인디지털은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면 앞으로 안전띠 단속 등 추가 정보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