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3만원 이하의 세칭 ‘저가주’가 주식시장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다. ‘부담 없는’ 가격 덕에 개인투자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데다 거래도 활발해 수익률에서 고가주를 압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31일 코스닥지수(650.49)가 4거래일 만에 다시 650선을 돌파한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소형주지수(2056.15)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도 ‘중소형주 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저가주’로 개인 자금 유입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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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794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73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78% 오르고, 코스닥지수가 4.15% 오르는 데 개인투자 자금이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자금 상당 부분이 3만원 미만 중저가 중소형주에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이 매수·매도할 때 부담이 적은 절대주가가 싼 종목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거래소 분석 결과 유가증권시장 소형주 개인거래 비중은 작년 말 88.05%에서 이달 89.74%로 높아졌다.

개인 거래비중이 높은 저가주 수익률이 대형주를 앞서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작년 말 현재 주가 하위 50%에 해당하는 주당 1만1450원 이하 종목의 연간 평균 상승률은 21.4%로 전 가격대 중 가장 높았다. 1만7800~3만640원 사이 종목의 연평균 상승률도 19.1%에 달했다. 반면 주가 상위 5%에 해당하는 18만1450원 이상 종목은 지난해 평균 4.9% 하락했다. 11만1450~18만1450원(상위 5~10%) 종목의 연평균 수익률도 -8.8%로 부진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30일까지 주가 하위 50% 종목의 상승률은 23.8%에 달했고 1만7800원에 못 미치는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0.2%로 높았다.

◆저가주펀드 편입 종목 눈독

증시 전문가들은 저가 종목의 경우 개인이 기업 재무구조 분석을 하거나 실적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주요 저가주펀드가 편입하고 있는 종목을 투자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저가주펀드로는 460억달러(약 51조원) 규모의 글로벌 펀드인 ‘피델리티로프라이스스톡펀드’가 꼽힌다. 이 펀드는 한국증시 상장 종목 중에선 지난해 83.1% 급등한 동서를 비롯해 보유비중 상위 20개 종목 중 연간 상승률이 50%가 넘는 편입 종목 무학(90.9%), 환인제약(77.7%), 한국단자(57.8%), 제일약품(55.0%), 광동제약(73.7%) 등 6개를 담고 있다.

국내 펀드 중에선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가 올 들어 20.61% 수익률을 보이는 등 빼어난 성적을 앞세워 404억원의 신규 자금을 끌어 모았다. 이 펀드는 한국사이버결제, 오스템임플란트, 산성앨엔에스, 씨에스윈드, 씨젠, 휴온스, 컴투스 등 중소형주를 집중적으로 담고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영향으로 개인투자자가 증시로 몰리는 가운데 개인은 절대주가가 싼 주식을 선호한다”며 “기업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개인으로선 저가주펀드가 편입한 종목에 선별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봄 직하다”고 말했다.

김동욱/안상미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