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샤오촨 中 인민은행장 "중국도 디플레 경계해야"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사진)이 중국도 디플레이션 위험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중앙은행 수장이 직접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위험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저우 행장은 지난 29일 하이난에서 폐막한 보아오포럼에서 “최근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물가상승률 둔화가 지속될지,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책 담당자들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상품 가격 하락세를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들 것이란 우려를 갖고 있으며 최근 금리 인하 등을 통한 경기부양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가 쉽게 활로를 찾지 못하는 데 따른 초조감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9월부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대로 떨어졌고, 지난 1월에는 0.8%까지 추락했다. 2월 들어 1.4%로 회복되긴 했지만 소비자물가 선행지표 격인 생산자물가는 지난달 4.8% 하락했다.

저우 행장은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계속 둔화될 경우 인민은행은 이에 대응할 충분한 정책 수단이 있다”며 “굳이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하지 않더라도 가격 수단을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블 룸버그통신은 저우 행장의 발언이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인민은행은 작년 11월과 이달 초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다. 하지만 두 차례 인하에도 불구하고 실물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칭유 민생(民生)은행 수석 거시경제 분석가는 “인민은행이 추가적인 통화 완화 조치를 고민 중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기 전에 선제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지난 1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 내외신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디플레이션 문제에 대응할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