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Spring처럼 튀어오를까…증권사 11곳 증시 전망
3년 연속 하락장을 기록한 ‘4월 증시’가 올해는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다음달 코스피지수가 큰 폭의 조정을 받지는 않겠지만 장기 박스권을 탈출하는 강세장을 연출하지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 전체가 크게 오르기 어려운 만큼 개별 업종이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망한 업종으로는 정보기술(IT)주가 우선 꼽혔다.

○4월 지수 최고점 평균 2073

한국경제신문이 삼성증권 등 11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이 예상하는 4월 코스피지수 최고점은 평균 2073.63으로 집계됐다. 현재 지수(27일 종가 2019.80) 수준에서 2.7%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망이다. 지수 최고점을 2100 이상으로 본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 유일했다. 절반 이상인 6개 증권사가 최저점을 1980~2000으로 제시하면서 무난한 4월을 예고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4월 코스피지수의 등락률은 -2.29%에서 -1.11%로 부진했다.
봄, Spring처럼 튀어오를까…증권사 11곳 증시 전망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한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유럽계 자금 유입 기대 등은 긍정적이지만 1분기 실적은 여전히 불안 요인”이라며 “4월엔 코스피지수 100포인트 이내의 좁은 구간에서 업종별 순환매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4월 중 대형주가 유망할지, 중소형주가 나을지에 대해서는 증권사 간 의견이 엇갈렸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고점인 2050을 돌파하기에는 경기 회복세가 약하다”며 “중소형주 장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의 양적 완화 정책 등에 따라 외국계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대형주를 매수하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4월 대안은 IT주

증권사들은 유망 업종으로 삼성전자 등 IT주를 꼽았다. 삼성전자의 신규 스마트폰인 갤럭시S6가 출시되는 등 실적 기대가 있어서다. 7개 증권사(63.6%)가 IT 업종을 최선호주로 지목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달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IT 업종의 실적이 안정적인 편”이라고 소개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 평균(5조4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저금리와 증시 거래대금 증가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증권업종, 국제유가 반등 기대를 받고 있는 화학업종, 올 들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바이오주와 헬스케어주 역시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반면 조선·철강주는 실적과 업황 우려로 2분기에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만큼 이 같은 계절적 특징을 활용하는 투자 전략도 제시됐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시가 조정받을 때 저가에 매수하는 식으로 주식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의 추가 금리인하 등 증시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효과도 기대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고운/김동욱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