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하드항공 A380의 일등석 로비.
에티하드항공 A380의 일등석 로비.
외국 항공사의 서비스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메뉴는 기본이고, 호텔 식사를 연상케 하는 고급 메뉴를 비롯해 마일리지를 백화점 상품권으로 바꿔주거나 고급 차량을 이용한 리무진 서비스도 등장했다. 까다로운 한국 탑승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려는 외항사의 노력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국적 항공사가 부럽지 않은 주요 외항사의 맞춤형 서비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항공 마일리지가 백화점 상품권으로

핀에어(finnair.com)는 마일리지를 백화점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핀에어의 멤버십인 ‘핀에어 플러스’에 가입하고 유럽 주요 도시를 왕복할 경우 비즈니스 클래스는 약 15만원, 이코노미 클래스는 1만5000~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 또는 신세계 상품권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백화점뿐만 아니라 계열사 호텔, 면세점, 마트, 레스토랑, 쇼핑몰 등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교환하려면 핀에어 플러스 홈페이지(finnair.com/KR/KO/plus)에서 원하는 상품권을 선택한 뒤 모바일 메시지 인증을 받으면 된다. 상품권의 유효기간은 5년. 처음 모바일 상품권을 받은 휴대폰 번호로만 사용할 수 있다.

호텔이 하늘에 떠다닌다

에티하드항공(etihad.com)은 하늘 위의 호텔을 표방하는 특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등석인 ‘더 레지던스’ 객실은 방 3개에 거실과 욕실을 갖췄다. 승객 두 명당 한 명꼴로 전속 요리사가 함께하고, 전문 교육을 받은 전담 직원이 비행 내내 맞춤형 서비스를 해준다. 거실에는 등받이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2인용 리클라이닝 소파를 비롯해 책상, 미니바, 32인치 대형 LCD TV를 놨다. 이 정도면 집이 떠다니는 셈. 화려한 시설답게 가격은 편도 비용만 2만달러(약 2200만원)에 이른다.

지루한 체크인, 직원이 도와줘요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의 프리미엄 체크인서비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의 프리미엄 체크인서비스.
공항 체크인 카운터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은 이제 안녕이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garuda-indonesia.com)은 자카르타 국제공항 2층에 있는 프리미엄 카운터에서 편안한 체크인을 돕는다. 가루다마일즈 플래티넘 카드 회원의 경우 PSA(고객 맞춤형 어시스턴트)가 체크인 절차를 거들며, 끝난 뒤에는 비즈니스 라운지까지 안내하고 출입국 수속까지 도와준다. 모든 절차를 끝낸 탑승객은 출발 전까지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편히 쉬면 그만이다.

원하는 메뉴를 탑승 전에 ‘찜’

싱가포르항공(singaporeair.com)은 퍼스트 및 비즈니스 클래스 고객을 대상으로 북더쿡(Book the Cook) 서비스를 도입했다. 탑승할 때 미리 식사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것으로 메뉴도 다양하다. 특히 전복을 곁들인 삼계탕, 전통 한국식 가리비 죽 등 한국인 승객의 입맛에 맞는 메뉴도 선보인다. 4월부터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에서도 세 가지 메인메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최고급 차량으로 움직이세요

루프트한자(lufthansa.com)는 퍼스트 및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에게 프랑스, 뉴욕, 인도 출신 유명 요리사의 메뉴를 선보인다. 소믈리에가 엄선한 와인도 함께 준다. 일등석 승객의 경우 이동할 때 셔틀버스가 아니라 포르쉐나 벤츠 등으로 데려다준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는 루프트한자의 일등석 승객만 출입할 수 있는 라운지가 있다. 목욕을 하며 긴장을 풀 수 있는 넓은 공간의 개인 욕실까지 구비돼 있어 큰 만족감을 선사한다.

어디든지 모셔다 드립니다

에미레이트항공(emirates.com)은 퍼스트와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을 대상으로 ‘쇼퍼 드라이브 서비스’를 실시한다. 전용 운전기사가 모는 고급 차량으로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시켜주는 것이다. 승객은 집이나 호텔, 회사 등에서 대기 중인 차에 타기만 하면 된다. 보스턴, 브뤼셀, 스톡홀름 등 세계 73개 공항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한국에서는 에쿠스, K9, 제네시스, 체어맨 등의 차량이 준비돼 있다. 예약은 출발 또는 도착 시간 기준 12시간 전까지 웹사이트나 전용 상담 데스크(02-2022-8400)로 문의하면 된다.

하늘에서 맛보는 호텔 정찬요리

캐세이패시픽항공의 기내식 메뉴인 버섯과 푸아그라 브리오슈.
캐세이패시픽항공의 기내식 메뉴인 버섯과 푸아그라 브리오슈.
캐세이패시픽(cathaypacific.com)은 올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그룹’과 제휴하고 호텔의 수석 요리사가 선보이는 프리미엄 기내식을 선보인다. 런던, 파리, 뉴욕, 샌프란시스코, 도쿄, 보스턴 등 홍콩에서 출발하는 6개 장거리 노선의 일등석 승객에게 올해 말까지 매달 순차적으로 서비스한다. 일등석의 경우 승무원 한 사람당 승객 비율을 4명으로 유지하는 점도 눈에 띈다.

윤신철 여행작가 captain@toursqua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