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오 포럼서 육상·해상 실크로드와 AIIB에 강한 자신감 피력
과거사 반성 없는 일본 비판, 미국도 우회 겨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8일 아시아의 운명 공동체 구축을 위해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천명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博鰲) 포럼 2015년 연차총회 공식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아시아가 운명 공동체를 향해 나아감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아시아의 운명 공동체 추진을 위해 상호 존중과 평등, 협력 공영과 공동발전, 공동의 지속가능한 안보 실현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명공동체 건설에 관한 중국이 생각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면서 주도권을 쥐고 추진해 나가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시 주석은 "우선 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더욱 긴밀한 운명공동체를 건설하고 아세안과 한·중·일 3국이 2020년까지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아시아의 자유무역 네트워크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경제구상으로 추진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아시아 협력의 중요한 수단으로 제시했다.

일대일로와 AIIB는 모두 시 주석이 지난 2013년에 정상회담과 대학강연 등을 통해 직접 처음 제안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에 이미 60여개 국가와 국제단체가 참가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며 앞으로의 미래가 매우 밝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일대일로는 독주곡이 아니라 합창곡"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크로드 경제지대와 관련, "중국은 동아시아, 아시아의 상호연결 소통에 관한 계획을 가속화해 기초시설 건설과 인적교류 등을 전면적으로 융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으며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와 관련해서도 "아시아의 해양 협력 시스템과 해양경제 건설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뉴노멀'(New normal·신창타이<新常態>)시대에 들어선 중국 경제와 관련, "각국에 더 많은 시장과 성장, 투자, 협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구체적인 목표치도 제시했다.

시 주석은 향후 5년간 중국이 상품 수입규모를 10조 달러 이상으로, 대외투자를 5천억 달러 이상으로 각각 늘리고 외국관광을 떠나는 중국인도 연인원 5억명을 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뉴노멀에 들어선 중국경제는 성장률에만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경제의 구조조정을 중요한 위치에 놓고 개혁개방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두자릿수 성장에는 못 미치지만 7% 성장은 경제의 총규모를 감안하면 대단한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는 내성이 있고 잠재력이 충분하고 운용할 수 있는 공간과 정책 수단이 많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시 주석은 침략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겨냥해 비판적인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역사를 되돌아보면 무력으로 자기의 발전 목표를 실현하려 했던 국가는 결국에는 모두 실패했다", "올해 세계 반(反)파시즘 전쟁 70주년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역사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는 등의 표현을 썼다.

시 주석은 "중국은 근대 이후 100여 년간 혼란과 전쟁의 포화에 시달렸지만, 그 비참한 경험을 다른 국가와 민족에게 결코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평화발전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시 주석은 "무력을 사용하거나 무력으로 위협하는 것에 반대한다", 냉전적 사유에서 탈피해야 한다", "대국은 지역과 세계 평화 발전에 더 큰 책임을 지는 것이지 지역과 국제사무를 농단하는 것이 아니다"란 표현을 사용해 초강대국인 미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았다.

그는 운명 공동체 구축과 세계와의 공동 발전을 위해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 함께 '윈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수차례 강조했다.

이밖에 그는 29일 국장을 앞둔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를 향해 강한 존경심을 표시했으며 최근 독일 항공사의 여객기 추락사고로 인한 희생자와 유가족에게도 애도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보아오<중국 하이난>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