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위치한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전경. LG전자 제공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위치한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전경. LG전자 제공
LG전자가 베트남에 자사 국내외 공장 중 최대 규모의 생산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1단계 작업을 마쳤다. 이를 통해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LG전자는 27일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에서 ‘하이퐁 캠퍼스(생산단지)’ 1차 준공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정·관계 인사 400여명이 참석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첫 번째)이 27일 베트남 하이퐁에서 열린 ‘LG전자 하이퐁 캠퍼스’ 1차 준공식에서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네 번째) 등과 함께 준공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LG전자 제공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첫 번째)이 27일 베트남 하이퐁에서 열린 ‘LG전자 하이퐁 캠퍼스’ 1차 준공식에서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네 번째) 등과 함께 준공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2013년 하이퐁 캠퍼스 공사를 시작했다. 2028년까지 생산시설을 확충해 스마트폰, TV, 자동차 부품 등 회사의 모든 제품을 만드는 종합 생산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80만㎡ 규모로 15억달러(약 1조6500억원)를 투자한다.

LG전자 최대공장 베트남에 준공
하이퐁 캠퍼스의 규모는 80만㎡로 LG전자가 지은 생산단지 중 가장 크다. 단기적으로는 베트남에서 TV와 휴대폰을 만드는 흥이옌 공장과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하이퐁 공장이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된다.

장기적으로는 2028년까지 자동차 부품 등 LG전자가 만드는 대다수 품목을 여기서 생산한다. 이를 통해 하이퐁 생산단지를 베트남 내수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핵심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LG전자가 베트남에 대형 생산단지를 짓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생산 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키우려는 포석이다. LG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1%였다. 올해는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자 LG전자도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제품 가격을 낮춰 수익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LG전자의 주력 생산기지인 한국과 중국의 인건비는 계속 오르고 있다. 중국은 최첨단 기술을 제외하고는 과거에 외국 기업에 줬던 각종 혜택을 없애거나 줄이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의 인건비는 여전히 저렴하다. KOTRA에 따르면 베트남의 임금은 월평균 90~120달러 선으로 중국(평균 300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또 인구 9000만명 중 30세 이하 비중이 50%를 웃돌 정도로 젊은 노동인구가 많다. 문맹률이 10% 이하여서 인력의 질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이유로 LG뿐 아니라 삼성도 베트남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LG전자 관계자는 “항구도시라는 하이퐁의 지리적 이점과 베트남 정부의 법인세 혜택도 크다”고 말했다.

다양한 제품을 한곳에 몰아서 생산하기로 한 것은 ‘융합을 통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최근 LG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연구개발(R&D) 단지를 지으면서 주력 계열사의 연구소를 이곳에 모으기로 하는 등 융합을 강조하고 있다.

구본준 부회장은 “베트남 정부의 인프라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멋진 복합 생산단지를 조성하게 됐다”며 “준공식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선/정지은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