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경영권 분쟁 논란으로 관심을 끌었던 엔씨소프트 주주총회는 최대주주인 넥슨이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면서 싱겁게 끝났다.

김택진 대표이사 3년 임기 재선임안 등 총 3건의 의안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엔씨소프트는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 판교 사옥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 김택진 대표이사 재선임 ▲ 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재무제표 승인 건에는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현금 3430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 1997만439주(지난해 12월31일 기준) 중 1165만875주가 참석, 약 58%의 참여율을 나타냈다.

최대주주 넥슨(15.08%)은 주총 발언을 통해 최근 엔씨소프트의 투자결정 등에 대해 우려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지만 결국엔 모든 사안에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김정욱 넥슨 상무는 "넷마블 투자결정 등 최근 경영활동에 대해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넷마블과 지분 교환이 엔씨소프트의 기업가치를 상승시킬지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상무는 "앞으로 넷마블과 협업 과정 및 결과물에 대해 적절한 시점에서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전제로 최대주주인 넥슨은 김 대표의 재선임안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넷마블 인수는 앞으로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게임 시장의 진출하기 위한 투자로써 인수가격 역시 적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주주가치훼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올 1월 사장으로 승진한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등 '가족경영'과 관련해 "윤 사장의 승진은 객관적 기준에 의한 것"이라며 "시장에서 '가족경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구단 운영과 관련해서는 "기업의 주가는 재무적인 사안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회적 가치와 사업 효과, 마케팅 도구로써 살펴봤을 때 야구단 운영이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선 일부 소액주주들이 김 대표 재선임안 상정 과정에서 반대 의사를 표했다. 한 주주는 "넷마블 일부 지분을 과도한 가격에 인수한 것은 사업적 목적이 아닌 경영권 방어를 위한 얄팍한 술수에 불과하다"며 "부인 윤송이 사장의 부당한 승진과 야구단 운영 등은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