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함 사격하는 함정들의 위용 > 청주함(왼쪽)을 비롯한 해군 함정들이 지난 24일 태안 서쪽 90㎞ 해역에서 실시한 천안함 폭침 5주기 해상 기동훈련에서 대함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대함 사격하는 함정들의 위용 > 청주함(왼쪽)을 비롯한 해군 함정들이 지난 24일 태안 서쪽 90㎞ 해역에서 실시한 천안함 폭침 5주기 해상 기동훈련에서 대함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총원 전투배치!” “총원 전투배치!”

지난 24일 오후 2시30분. 천안함과 동급 초계함인 신성함(1000t급) 함교에서 최지훈 함장(중령·해군사관학교 50기)의 명령이 떨어지자 장병들의 복창이 뒤따랐다.

해군이 천안함 폭침 5주기(26일)를 이틀 앞두고 실시한 서해 해상기동훈련에는 신성함뿐 아니라 한국형 구축함 을지문덕함(3200t급)과 신형 호위함 인천함(2500t급), 호위함 청주함(1800t급), 유도탄고속함 한상국함(400t급), 고속정 등 10여척이 참여했다. 이번 훈련은 적의 해군과 공군 전력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이른 아침 평택 2함대에서 출발한 신성함과 청주함은 4시간여 동안 기동한 끝에 서해상에서 경계근무 중인 을지문덕함 등과 만나 함대를 형성했다. 함정들은 태안 서쪽 90㎞ 해상에서 진형을 바꿔가며 전투배치 및 기동훈련을 펼쳤다.

대공훈련을 시작으로 사격이 진행됐다. 공중 표적을 향해 각 함정의 76㎜ 함포(사거리 16㎞)와 40㎜ 함포(사거리 12㎞)가 불을 토했다. 사격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신성함과 청주함이 기우뚱하며 선회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다른 함정들과 함께 대잠수함 작전 진형을 갖췄다.

“총원 전투배치!” 함장의 명령과 장병들의 복창이 또 한 번 이어지면서 적 잠수함을 겨냥한 폭뢰가 투하됐다.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물기둥이 치솟았다. 대함 사격훈련 때는 을지문덕함의 127㎜ 함포(사거리 23㎞)를 비롯해 각 함정의 76㎜ 함포와 40㎜ 함포가 동시에 화염을 내뿜었다.

신성함에서는 천안함 폭침 당시 전사한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가 기증한 아들의 사망보험금과 성금으로 설치한 K-6 기관총 사격훈련도 벌였다. 23개월의 복무기간 내내 함정 근무를 지원한 정진교 일병(22)은 “천안함 46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본받아 적이 도발하면 가차 없이 그곳을 무덤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2002년 북한 경비정의 공격으로 서해에서 전사한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정장 윤영하 소령과 동기인 최지훈 함장은 “전우들의 한을 반드시 풀어주겠다는 각오로 천 번, 만 번 반복하며 교육훈련에 매진해왔다”며 “전우들이 피 흘려 지켜온 이 바다를 사수하고 국민의 지지와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적이 도발하면 처절하게 응징해 승리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최승욱 선임기자/국방부 공동취재단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