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들이 25일 항공권 발권을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한경DB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들이 25일 항공권 발권을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한경DB
김해공항이 비행시간 8시간 이상인 중장거리 노선 취항시대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가 최근 몇 년 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선을 확대하기 위해 항공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김해공항 중·장거리 항공노선 늘린다
부산시는 지난 1월 중순부터 ‘2015 김해공항 중장거리 신규 취항 항공사 공모’를 한 결과 “다수의 항공사로부터 다양한 노선 제안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항공 전문가 등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실현 가능성과 타당성 등을 검토한 뒤 오는 4월 초 지원 대상 항공사를 선정하고 연내 취항시킬 방침이다. 응모한 항공사와 노선 등은 비공개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싱가포르, 미주(로스앤젤레스), 유럽(독일 프랑스 터키) 등 중장거리 직항노선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부산시가 편도 기준 8시간 이상 운항하는 노선이 없는 김해공항의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면 더 많은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해공항 취항 항공사가 증가하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시는 올해 중장거리 직항노선 신규 취항 항공사에 대한 지원예산을 4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렸다. 선정된 항공사의 평균 탑승률이 기준에 미달하면 운항편당 단거리 200만원, 장거리 500만원을 지원한다.

지난 3일 핀란드 국적항공사 핀에어의 주하 아르비넨 부회장 등 임원 4명이 시청을 찾아와 정경진 행정부시장 등과 부산~핀란드 헬싱키 직항노선 개설에 대해 면담했다. 당시 핀에어 측은 “신중하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시 관계자는 “김해공항 중장거리 국제선의 경쟁력이 많이 개선됐다”며 “김해공항은 지형적으로 중장거리용 대형 항공기 운항에 불리한 면이 있지만 최근 1년 새 단거리 항로의 국제선 수요 증가가 빨라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최판호 에어부산 전무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포화단계에 접어들면서 경쟁이 심해져 항공사들이 그 돌파구로 김해공항의 단거리는 물론 장거리 항로에 뛰어드는 분위기”라며 “중장거리 항로가 이익을 내기 쉽지는 않겠지만 진출을 검토하는 항공사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공항은 올 들어 1~2월 연속으로 국제선 수요가 국내선을 앞질렀다. 지난 1월 김해공항 국제선 승객은 50만8000여명으로 국내선(45만9000여명)을 추월했고, 2월에도 국제선 승객이 44만9000여명으로 국내선 승객(43만9000여명)보다 1만명가량 많았다. 2월은 국외여행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국제선 수요가 사상 처음으로 두 달 연속 국내선을 앞섰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