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도로公 등 NCS로 올해 3000명 채용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130개 공기업·공공기관이 올해 학점이나 영어가 아닌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해 약 3000명을 신규 채용한다. 다만 시행 첫해인 점을 감안해 필기시험은 기존 방식대로 진행하고, 서류·면접 전형만 NCS 방식으로 이뤄진다. ▶본지 1월29일자 A9면 참조

정부는 24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130개 공공기관과 ‘직무능력중심 채용 MOU 체결식’을 열었다.

정부는 2017년부터 302개 전체 공기업·공공기관의 모든 채용 과정에 NCS를 도입하기로 하고, 지난 1월 대전에서 130개 공공기관 인사 담당자들을 불러 ‘NCS 기반의 채용시스템 확산’을 주제로 설명회를 여는 등 NCS 채용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박종길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NCS 채용은 기존에 없던 전혀 새로운 채용 시스템이 아니라 취업에 불필요한 과도한 스펙 쌓기를 줄이자는 취지”라며 “지원자들이 해당 기관과 직무에 맞는 역량만 있으면 평균 20개월간 6000만원이 드는 스펙 쌓기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NCS를 활용한 공기업·공공기관 채용 규모는 3000명 정도다. 전체 공공기관의 채용 규모는 1만7000명이지만, 시행 첫해 취업준비생들의 혼란을 줄이고 평가문항 개발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채용 규모가 크고 처우가 좋은 공공기관부터 시범 도입한 것이다. 채용 절차도 서류, 필기, 면접 전형 중 서류와 면접 전형에서만 우선 NCS를 도입한다.

직무능력중심 채용 모델을 이미 도입한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30개 공공기관은 올해 서류·면접 전형에서 이미 NCS를 기반으로 한 채용을 마쳤거나 진행할 예정이고,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100개 공공기관은 상반기에 채용 모델 설계를 위한 컨설팅을 받은 뒤 하반기부터 채용한다. 필기시험은 취업준비생들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기관별 개편 내용을 미리 공고한 뒤 1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NCS 채용 모델을 도입한 30개 기관은 내년 하반기부터, 100개 기관은 2017년 상반기부터 적용한다.

NCS를 활용한 채용이 도입되면 공공기관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은 직무와 무관한 영어성적이나 불필요한 스펙보다는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직종, 직무에 맞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유리하다. 지난해 대한지적공사는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입사지원서에 학점·영어성적 등 스펙을 적는 난을 없애고 직군, 직무별로 필요한 경력과 자격증, 이수과목 등을 쓰도록 했다. 영어, 상식 시험도 치르지 않았다.

정부는 NCS 채용에 대비한 취업준비 매뉴얼, 면접, 예시 문항 등의 자료를 NCS포털(ncs.go.kr)에 게시하고, 각 학교 및 취업준비 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