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경기 용인시 기흥에 있는 경희대 국제캠퍼스에서 진행된 스포츠산업 융합특성화대학원 면접 현장. 방송인, 경기단체 직원, 기업 대표, 일간신문 기자 등 100여명이 모였다. 직군도 다양한 이들의 공통점은 스포츠와 관련 있는 현업 전문가라는 것. 정부의 지원으로 국내 처음 개설한 스포츠산업융합 특성화대학원에 모집 정원(15명)의 7배 가까운 인원이 몰리면서 스포츠 융합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스포츠산업] 스포츠융합서비스 급팽창…'맞춤형 인재' 교육도 뜬다
커지는 스포츠 융합 시장

스포츠 융합서비스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정보기술(IT)과 생활스포츠의 만남으로 각광받고 있는 시뮬레이션 스포츠의 경우 2006년 불과 3~4개 브랜드가 1000억원대 시장을 형성했으나 2017년에는 5조원대 시장으로 커질 전망이다. 대표 선수 격인 스크린골프장은 2008년 전국 600여개에서 지난해 6000여개로 늘었다.

종목도 확대 추세가 뚜렷하다. 특허청에 따르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상스포츠 관련 특허출원은 골프(458건)를 비롯해 승마(105건) 야구(89건) 사격(45건) 양궁(40건) 사이클(17건) 스키(5건) 패러글라이딩(3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포츠시장의 융·복합 비즈니스가 활발해지는 것은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산 유명 브랜드 러닝머신 한 대의 가격은 1000만원.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는 국산 제품은 정가 300만원에 내놔도 바이어들은 비싸다는 반응이다. 소비자에게 각인된 브랜드 가치를 넘어 판매로 이어지려면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첨단 융합상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융합형 맞춤 인재 절대 부족

IT·관광·미디어 등과 연계한 스포츠 융합서비스가 각광받으면서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재상도 크게 변하고 있다. 스포츠용품 제조·유통사인 뉴그린스포츠의 이병전 대표는 “향후 5년 안에 스포츠산업은 거대한 지각변동을 겪게 될 것”이라며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의 칸막이가 없어지고 제조기업과 기술기업, 디자인 기업 등 기업 간 협업이 크게 늘면서 융합형 맞춤 인재에 대한 업계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선 인력난을 호소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국내 대학의 체육 관련 졸업생은 연간 2만5000여명에 이르지만 융합형 인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일부 대학이 전공의 벽을 깨고 개설한 융합형 실무교육 과정이 각광받는 이유다.

스포츠 디자인 업무에 관심이 많은 사회체육 전공자 김학연 씨(31)는 2년째 취업을 준비 중이다.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스포츠에 대한 이해는 충분하다고 자부하지만 디자인 실무 경력이 없는 탓에 합격 소식을 듣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업계는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하고 구직자는 자리가 없어 아우성치는 인력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스포츠산업 융합 특성화 대학원 각광

이에 따라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도 바쁘다. 문체부는 융·복합형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스포츠산업 융합 특성화 대학원 운영계획’을 수립, 지난해 사업자 선정을 마쳤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국스포츠개발원이 위탁 운영하는 전국 스포츠산업 융합 특성화 대학원이 개설된 곳은 국민대, 상명대, 을지대, 한양대, 경희대 등 5개 대학. 이들은 스포츠공학융합학과, 스포츠정보기술융합학과, 스포츠관광융합학과, 스포츠디머스학과, 스포츠커뮤니케이션융합학과 등을 각각 운영한다.

윤양수 문체부 스포츠산업과장은 “특성화 대학원을 올해 처음 운영하는 만큼 보완해야 할 점도 없지 않지만 전문 분야에 대한 이론 교육은 물론 국내외 관련 기업 인턴십 등 현장 실무 경험과 융복합 전문지식을 두루 갖춘 인재 양성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관련 업계의 취업 및 구직 시장 트렌드 등을 반영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화동·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