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올인하는 BMW…삼성SDI와 '배터리 밀월'
노버트 라이트호퍼 BMW그룹 회장(59·사진)은 18일(현지시간) “전기차 i3를 2013년 처음 선보인 이후 구매자 네 명 중 세 명은 BMW를 처음 사는 사람일 정도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뮌헨 BMW벨트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그는 “모든 차종에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모델을 도입하겠다”며 “PHEV 모델인 3 e드라이브를 가솔린 모델인 328i와 비슷한 가격으로 내년 중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3 e드라이브는 328i와 같은 출력을 내면서도 연비는 328i(17.2㎞/L·유럽 기준)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47.6㎞/L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인 3시리즈에 PHEV 모델을 추가하고 소형차 미니(MINI) 브랜드에도 전기차를 출시한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시장을 주도하려면 항상 멀리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BMW는 i3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지난해 i3는 1만6052대 판매되며 닛산 리프, 테슬라 모델S에 이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여름 나온 PHEV 스포츠카 i8은 2억원대의 가격에도 작년 1741대 팔린 데 이어 올해도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BMW는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는 삼성SDI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클라우스 드래거 BMW 구매담당사장은 “지난해 삼성SDI와 장기적인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래거 사장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인 BMW 3시리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삼성SDI의 배터리가 장착된다”고 확인했다.

드래거 사장은 “5~10년 안에 전기차 시장이 너무 빠르게 커져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삼성SDI가 아닌) 다른 배터리업체와 거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06년부터 BMW를 이끌어온 라이트호퍼 회장은 오는 5월1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하랄드 크루거 생산담당사장(50)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 감사위원회 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뮌헨=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