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의 새한진공열처리 공장에서 이상일 사장(맨 오른쪽)이 직원들과 자동화 설비를 컴퓨터 서버와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 자금 지원을 받아 5월 말까지 스마트공장 전환을 추진 중이다. 화성=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경기 화성의 새한진공열처리 공장에서 이상일 사장(맨 오른쪽)이 직원들과 자동화 설비를 컴퓨터 서버와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 자금 지원을 받아 5월 말까지 스마트공장 전환을 추진 중이다. 화성=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경기 화성의 새한진공열처리는 자동차 외장용 금형을 특수처리하는 중소기업이다. 종업원이 36명에 불과한 이 회사는 요즘 ‘공장 리모델링’ 중이다. 작업장에서의 모든 제조 과정을 실시간으로 서버를 통해 관리·제어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한 것. 이 시스템은 대한상공회의소가 개발한 스마트공장 모델이다. 주문물량 작업 진도, 자재 입고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현장 작업자와 영업직원의 스마트폰 화면에 띄워준다. 영업직원이 고객사에서 주문을 받는 즉시 해당 정보도 작업 담당자에게 전송해준다.

[제조업 3.0시대] IoT 입은 '똑똑한 공장' 확산…고객 주문 즉시 생산라인에 정보 떠
열처리에 쓰이는 전기량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상일 사장은 “지금까지 주문량과 작업과정을 종이에 기록하다 보니 납기를 맞추기도 힘들고 불량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새 시스템 도입에 따른 생산성 개선효과가 크다고 판단해 작년보다 매출 목표를 66% 높여 잡았다”고 말했다.

제조업의 상징인 ‘공장’이 바뀌고 있다. 기존 설비에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막 오른 ‘똑똑한 공장’ 시대

스마트공장은 말 그대로 ‘똑똑한 공장’이다. 공장 내 부품조달-조립-배송 등 모든 과정에 빅데이터와 센서 등 IoT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게 골자다. ‘공장 밖’으로의 확장성도 갖는다. 소비자들의 주문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장 생산라인에 전송해 맞춤형 생산도 할 수 있다. 독일 지멘스와 보쉬, 미국 보잉과 테슬라 등 주요 기업들이 이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유럽 최대 주방가구업체 노빌리아다. 노빌리아는 독일 베스트팔렌주에 있는 공장 두 곳을 스마트공장으로 바꿨다. 부품·완제품을 조립하는 모든 공정에 IoT 기술을 도입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모든 부품에 전자태그를 달아 메인 컴퓨터를 통해 어떤 고객이 주문한 가구에 쓰이는 것인지를 파악해 해당 조립 공정으로 알아서 보낸다. 배경한 대한상의 스마트공장운영팀장은 “기존의 정보기술(IT)을 결합한 공장이 단순 공정 자동화 수준이라면 스마트공장은 생산과 자재 조달·유통, 소비자 주문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최적의 생산성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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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혁신’ 시작한 한국

전문가들은 스마트공장이 국내 제조업의 ‘혁신’ 방향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인구 고령화로 국내 생산가능 인구가 2016년 3704만명까지 늘어난 뒤 2017년 3702만명으로 줄어들면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점에서다. 제조업 생산성이 악화되는 것도 스마트공장을 도입해야 할 이유로 꼽힌다.

다행히 한국에서도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는 기업이 조금씩 늘고 있다. LS산전은 최근 충북 청주공장에 생산·자재·품질 등을 실시간 점검할 수 있는 스마트 시스템을 깔았다. 아모레퍼시픽도 경기 오산 화장품공장에 무인운반차 등 IT 설비를 설치했다.

산업부와 대한상의는 지난해 말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협의회’를 꾸려 기존 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려는 중소·중견기업을 돕고 있다. 민·관 공동 예산으로 스마트공장 도입에 필요한 자금과 컨설팅을 지원한다. 새한진공열처리도 이런 지원을 받은 곳이다. 노후화된 설비를 자동화 설비로 바꾸고 싶어도 돈이 없던 이 회사에 산업부와 대한상의는 1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이태명 기자/화성=안재광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