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예금' 미련뒀던 당신…재테크 상식 모조리 바꿔라
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추면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일제히 연 1%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재테크 환경이 종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만큼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예금 비중 10%로 줄여라

국내 가계자산에서 금융투자 상품 비중은 점차 줄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진 탓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펀드 잔액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말 51.7%에서 2013년 말 34.2%로 하락했다.

증권사 은행 등 금융회사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이번 금리 인하를 계기로 예금이나 현금성 자산 비중을 전체의 10~20% 이내로 낮추라고 지적했다. 김경선 신한은행 방배PWM센터 팀장은 “좋든 싫든 예금에서 탈피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이사는 “10여년 전만 해도 1억원을 예금에 넣으면 매달 100만원씩 이자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월 10만원 정도”라며 “0.1%라도 더 수익을 내거나 세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뒤 수익이 발생하면 비과세된다. 만 61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 등은 과세형 상품에 가입하더라도 5000만원 한도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노미애 신한금융투자 PWM서초센터장은 “비과세가 가능한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직접 투자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일부 자산을 주가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로 굴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ELS·우량채권·유럽펀드 유망

PB들은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을 초저금리 시대의 유망 상품으로 꼽았다. 증시가 어느 정도 하락해도 연 6~7%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공성률 국민은행 목동PB센터 팀장은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건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인데 ELS와 같은 중위험·중수익형은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소개했다.

ELS엔 이미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판매된 ELS는 17조3953억원(10일 기준)어치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작년 판매액(71조7968억원)의 4분의 1이 두 달여 만에 팔린 것. 올해 월평균 판매액은 6조9031억원으로, 작년 5조9831억원보다 15.4% 늘었다.

기존 ELS의 단점을 보완해 중도 해지가 가능하도록 설계한 ELS펀드도 인기다. 삼성자산운용이 작년 8월 선보인 ELS인덱스펀드 설정액은 이날 500억원을 넘어섰다. 이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3.42%다.

류정아 NH투자증권 부장은 “지수형 ELS를 기본으로 하되 신용등급 ‘BBB+’나 ‘A-’ 정도의 채권이 나올 때마다 선별 매수하면 포트폴리오의 50% 정도는 안정형 상품으로 채우는 셈”이라며 “나머지를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 분산 투자하면 연 6%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B들은 유럽 중국 등의 해외펀드 투자도 적극 추천했다. 이태훈 하나은행 방배서래골드클럽 팀장은 “유럽 중에서도 독일 영국 프랑스 등 글로벌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홍배 삼성증권 삼성타운지점장은 “중국은 선강퉁(선전과 홍콩 주식의 교차거래)을 앞두고 있어 선전 주식 비중이 높은 펀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조재길/황정수/박한신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