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한류산업] "넷플릭스 같은 뉴미디어업체 부상…문화콘텐츠 혁신·융합 멈춰선 안돼"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히트했다고 한국 영화, 음악, 방송 콘텐츠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산업 경쟁력 보고서 2015’ 작성을 총괄한 김영걸 KAIST 경영대학 정보미디어연구센터장(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한류 열풍을 타고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 아마존 구글 애플 등에서 보듯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로 무장한 뉴미디어 업체들이 전통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을 뒤흔들고 있다”며 “한국 문화산업 기업들도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인프라를 바탕으로 다양한 융합형 모델에 대한 도전과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아마존이나 넷플릭스처럼 빅데이터로 소비자의 취향을 분석한 뒤에 드라마 등을 제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선 핀란드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과 같은 게임에 맞서기 위해선 국내 게임사 간 합병이나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한 ‘규모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미디어와 통신사업자, 온라인 기반 사업자 간에 ‘경쟁 속 협력’을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말 네이버와 지상파 방송 3사, 종합편성채널방송(종편) 등이 제휴를 맺고 MBC와 SBS가 공동 설립한 스마트미디어랩(SMR)에 온라인 광고 영업권을 넘겨준 것이 그런 예다. 그는 “유튜브라는 글로벌 공룡 사업자에 국내 동영상 시장을 넘겨줄 수 없다는 위기감에 ‘적과의 동침’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부터 발간하고 있는 이 보고서는 영화 방송 음악 게임 등 4개 부문별 글로벌 매출 100대 상장사 중 △매출액 △수익성(순수익률) △생산성(1인당 매출) △성장성(최근 4년간 연평균 매출증가율) 등 4개 지표별로 20대 기업을 뽑아 분석했다. 종합 경쟁력 순위는 이들 4개 지표를 점수화한 뒤 단순 평균해 매겼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