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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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선정 2015 세계 억만장자 3위에 오른 워렌 버핏의 성공 비법은 무엇일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세금을 최대한 늦게 내고 세금 납부액을 최소로 줄이는 것도 부를 쌓은 비결이라고 보도했다.

버핏의 투자회사 벅셔 해서웨이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이 회사의 이연법인세는 10년 전에 비해 다섯 배 증가한 619억 달러(69조 원)를 기록, 만기일까지 법인세 납부를 계속 연기해왔다. 세금납부를 미루는 기간 동안 버핏은 이 돈으로 BNSF철도회사와 전력회사 등을 인수했다.

이연세는 버핏이 자주 사용하는 투자기법인 레버리지의 또 다른 형태라고 FT는 전했다. 버핏은 일명 플롯(보험료수입에서 보험금을 지급하고 생기는 차익)으로 불리는 유동자금을 주식 매수에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벅셔의 플롯은 주요 투자금 원천이다.

버핏은 매년 세금납부를 미뤄 다른 곳에 투자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하지만 버핏 회사는 해마다 미국내 고액 납세 기업 10위 안에 들 정도로 세금을 많이 납부한다. 버핏은 증세 옹호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세금감면 혜택도 잘 활용하고 있다.

2013년 전체수입을 고려하면 벅셔 해서웨이는 79억 달러의 세금을 내야했지만 다양한 절세술을 활용, 49억 달러를 납부했다. 법정세율보다 실질적으로 납부하는 세금이 훨씬 적었다. 벅셔의 실효세율은 매년 28.2%에서 31.1%를 맴돌고 있다. 미국 표준 법인세율은 35%다.

미국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기업들이 철도공사나 에너지 사업 같은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때 많은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 대체 에너지 관련 세액공제(PTC)가 대표적이다. 벅셔는 재생 가능 에너지회사를 인수, 2013년 9억1300만 달러의 세금감면 혜택을 받았다.

버핏이 이연세, 주식 스와프 같은 방식으로 투자를 지속할 경우 벅셔의 투자금 규모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세금은 되도록 늦게 내고 피할 수 있을 만큼 피하는 것이 버핏의 돈 버는 비법이다.
한경닷컴 임지혜 인턴기자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