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한국 투자가 양국 경제 교류의 성공 모델로 꼽혀 화제다.

중동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 에르가궁에서 열린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 “사우디 아람코가 대주주인 에쓰오일의 울산공장 증설 투자는 양국 간 성공 사례”라고 소개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지분 63.4%를 보유 중인 에쓰오일은 5조원가량을 투자해 울산 온산공단에 중질유 분해시설과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제품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에쓰오일의 증설 계획은 무산될 뻔했다.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서다. 그러던 차에 2013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나세르 알마하셔 에쓰오일 사장은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공장 인근에 마땅한 부지가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배석했던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잘 해결되도록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지시했다.

윤 장관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에쓰오일 온산공장 바로 옆에 있는 한국석유공사 울산 비축기지의 부지 일부를 매각하기로 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월 92만㎡를 5190억원에 낙찰받았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올초 착공에 들어가 2017년 완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 지원 덕에 증설 부지를 마련한 에쓰오일은 동북아 오일허브 울산북항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동북아 오일허브는 여수와 울산에 총 3660배럴 규모의 상업용 저장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박 대통령의 발언에 한껏 고무된 알마하셔 사장은 “아람코의 대규모 한국 투자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며 임직원을 격려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