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옹지마(塞翁之馬)형 주가연계증권(ELS)·펀드상품이 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근처까지 올라오면서 ‘못난이 재테크’ 상품들의 기사회생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종목형 ELS·주식형 펀드 '기사회생'
○주름살 줄어든 종목형 ELS

지난해 반 토막, 3분의 1토막 상품이 속출했던 종목형 ELS의 손실이 최근 크게 줄었다. ELS 기초자산으로 활용됐던 정유·화학·조선·건설주들이 올 들어 평균 20~30%가량 뛴 덕이다.

지난달 27일 만기상환된 NH투자증권 ELS 5628회의 만기 손실률은 49.38%였다. 이 상품의 기초자산인 롯데케미칼의 주가가 계약시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탓이다. 계약기간이었던 3년 동안 원금이 반 토막 났지만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만기 시점의 주가가 단기 저점이었던 1월 초에 비해 30%가량 올라오면서 손실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상품이 1월 초 만기를 맞았다고 가정하면 만기 손실률이 70%에 달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같은 날 만기를 맞은 NH투자증권 ELS 5625회(만기손실률 43.21%)도 엇비슷한 사례다. 올 들어 이 상품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된 LG화학의 주가가 30% 이상 뛰면서 손실 폭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 1월 말 만기를 맞은 삼성증권 ELS 6689회처럼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선 사례도 있다. 이 상품은 고려아연과 LG화학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으로 3년 만기 수익률이 6.52%였다. 기초자산 중 한 종목이라도 주가가 좋으면 보너스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옵션이 힘을 발휘한 예외적인 사례다. 하지만 최초 계약시점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던 LG화학의 주가가 올 들어 만기일인 1월23일까지 20%가량 급등하지 않았다면 손실을 면하지 못했을 것으로 삼성증권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들의 반등에 힘입어 종목형 ELS 투자자들의 원금손실액이 1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손실구간 진입 위기에서 벗어난 상품도 수두룩하다는 설명이다. 한때 “씨가 말랐다”는 말까지 나왔던 종목형 ELS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우호적으로 바뀌는 시장 분위기 덕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384억원에 불과했던 종목형 ELS 신규발행액은 지난 1월 522억원, 2월 743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에 생기가 돌면서 종목형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가 누그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화위복’ 국내주식형 펀드

국내주식형 펀드들도 코스피지수 상승이 반갑다. 설정액 7000억원이 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상품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1(주식)(A)’의 4일 기준 올해 수익률은 6.26%다. 최근 3년 누적 수익률이 0.76%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부신 상승세다.

KB자산운용의 ‘한국대표그룹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클래스C 4’도 반전 펀드로 꼽힌다. 3년 누적 수익률이 -4.81%에 달했던 마이너스 펀드가 올해 들어서는 3.31%의 수익을 냈다. ‘교보악사파워인덱스증권투자신탁1(주식-파생형)classB’(올해 수익률 3.84%), ‘삼성코리아대표증권투자신탁1[주식](A)’(1.7%) 등도 올 들어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선 상품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