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가 경기 김포 본사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완제품 브랜드 ‘듀오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가 경기 김포 본사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완제품 브랜드 ‘듀오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쎌바이오텍은 지난해 초 덴마크에 프로바이오틱스 완제품 브랜드인 ‘듀오락’을 선보였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 등 몸에 좋은 균을 통칭하는 말이다. 외국 기업에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하던 것을 중단하고 자체 브랜드로 승부에 나선 것이다.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57)는 “자체 브랜드로 사업을 해야 장기적으로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덴마크 약사들에게 효능을 인정받아 듀오락을 선보인 지 1년여 만에 현지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18%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스 선두주자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 "위산 견디는 코팅기술로 유럽시장 뚫겠다"
쎌바이오텍은 균주 개발부터 배양, 완제품 제조에 이르기까지 프로바이오틱스 일괄 생산 체제를 갖춘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회사다. 국내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열풍을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미생물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정 대표는 국내의 한 식품회사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조미료(MSG) 핵산발효(미생물 발효)를 연구하던 그가 프로바이오틱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덴마크 유학길에 오르면서다. 정 대표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프로바이오틱스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하지만 부가가치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1995년 친척에게 빌린 2억원으로 현재 본사가 있는 경기 김포에 회사를 차렸다.

회사를 차린 지 1년여 만에 유산균 균주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제약사에서 주문이 밀려왔다. 매출액이 30억원(1997년)으로 뛰었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그해 터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생산시설을 늘리는 데 무리하게 투자한 탓에 회사는 휘청거렸다. 정 대표는 “돈을 구하러 아는 사람을 다 찾아다녔다”며 “정부가 당시 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나서면서 투자 자금이 들어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이후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의약품 개발이 목표

쎌바이오텍 경쟁력의 하나는 프로바이오틱스 코팅 기술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위에서 위산을 견디고 장까지 가야 효능을 발휘한다. 쎌바이오텍은 단백질과 다당류 이중코팅 등 코팅 관련 기술 특허만 5개를 갖고 있다. 정 대표는 “화이자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 기술과 견주어도 쎌바이오텍 기술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기술 경쟁력 덕분에 쎌바이오텍은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407억원, 영업이익은 129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30%를 넘어서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정 대표는 올해 듀오락으로 최대 수출시장인 덴마크에 이어 핀란드, 프랑스, 독일 등 유럽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궁극적으로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수년째 아토피치료제 개발 등에 투자하고 있다. 정 대표는 “앞으로 20년을 위해 유산균 기술을 활용한 의약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