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조개 채취량이 급감한 데다 수요까지 줄면서 가격이 하락해 새조개 생산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일 여수시와 지역 어민들에 따르면 한창 채취기를 맞은 새조개의 어장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여수 가막만에 형성됐으나 생산량이 예년의 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1월부터 집중출하 시기를 맞은 여수 가막만의 새조개 생산량은 지난해 월평균 140t에서 올해는 20t가량으로 뚝 떨어졌다.

양식이 불가능한 새조개는 고가인 데다 집단 서식하는 특성이 있어 한 번 발견되면 대량 채취가 가능해 어민들에게 ‘바다의 노다지’로 불린다. 국내 새조개의 연간 생산량은 4000여t에 이른다. 지난해엔 경남 남해군에서 80%가량 채취됐다. 하지만 올해는 새조개의 집단 이동성 때문에 다른 지역은 씨가 마른 반면 여수 가막만(어업권해역 54.5ha)에서만 채취가 이뤄지고 있다.

새조개 가격은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50㎏들이 한 상자에 48만~50만원(수협위판가 기준)하던 것이 지난 1월 151만원까지 올랐으나 한 달 새 60만~7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일식집 등 대도시 식당가에서 주문이 끊어지면서 어민들의 부풀었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수협위판장은 수요가 없어 위탁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날이 늘고 있고, 중간상인의 주문이 줄어 어민들의 새조개 채취작업도 중단상태에 놓여 있다.

유태성 여수시 평사어촌계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100상자(50㎏들이) 이상 출하했는데 올해는 20상자를 출하하기도 어렵다”며 “지난해엔 가구당 600만~650만원의 수익을 올렸는데 올해는 사실상 적자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나쁜 데다 새조개가 너무 비싼 해산물이라는 인식이 맞물려 소비자들이 구입을 꺼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수=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