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시행 100일…책값 4.2% 떨어졌다
모든 책의 할인 폭을 최대 15% 이내로 제한하는 개정 도서정가제가 지난해 11월 시행된 이후 새로 나온 책의 평균 정가가 소폭 떨어지는 등 도서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1월21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100일간 도서 발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신간의 평균 정가는 1만8648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떨어졌다. 평균 도서 정가가 최고 수준이던 3년 전과 비교해서는 6.7% 하락했다. 실용서와 출간된 지 6개월이 지난 구간에도 정가제가 적용됨에 따라 늘어난 소비자들의 도서 구매 부담을 고려해 출판사들이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신간의 정가를 최대한 낮춰 발행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정가제 시행 후 100일간 출간 종수는 1만7364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7.9% 감소했다. 김일환 문체부 출판인쇄산업과 과장은 “정가제 시행 직후 출판사들이 시장 상황을 관망하며 신간 발행이 20% 가까이 줄어들었으나 점차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점의 매출 변화는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체부가 전국 25개 주요 지역 서점을 조사한 결과 9개 서점은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매출이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15개 서점은 “변화 없다”, 1개 서점은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형 서점들은 오프라인에서 5%, 온라인에서 10%가량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A 대형서점 관계자는 “정가제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출판 최대 성수기인 3월의 판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편법 판매 감소로 가격보다는 콘텐츠의 질과 다양한 마케팅이 판매 경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