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생산 3.7%↓ 6년만 최대 감소…정부 "일시적 요인, 개선될 것"
35개월째 국제수지 흑자에도 '불황형 흑자' 평가

연초 경기지표가 좋지 않다.

특히 1월 광공업생산은 3.7%나 감소해 그 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1월 국제수지는 35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지만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었다.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7% 줄었다.

2013년 3월 1.8%의 하락폭을 기록한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치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9월(-0.7%), 10월(0.4%), 11월(-0.1%), 12월(1.3%)로 증감을 반복하다가 감소폭이 확대됐다.

광공업생산 증가율은 -3.7%로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8년 12월 -10.5%를 기록한 이후 6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다만, 정부는 기저효과와 일시적 요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강조하면서 이런 저조한 수치가 곧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지난 12월 광공업생산이 2009년 9월 이후 5년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며 "1월 2일 자동차와 선박업계 휴무 등 특이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기존의 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며 "2월 지표도 상승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1분기 성장지표는 당초 전망했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7.7%),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9%) 판매가 줄어 전월보다 3.1% 감소했다.

소매판매의 감소 전환은 3개월만이다.

김병환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담뱃값 인상, 따뜻한 날씨 및 설 이동에 따른 의료·음식료품 소비둔화 등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전기 및 전자기기 등에서 증가했으나 자동차 일반기계류 등에서 감소해 전월보다 7.1% 떨어졌다.

다만 전월 동월 대비로는 특수산업용기계와 자동차 등에서 투자가 늘어 14.3% 증가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 및 토목공사 실적이 늘어 한달 전보다 6.1% 증가했다.

건설수주(불변)는 철도·궤도 등에서 감소했으나, 신규주택과 사무실 등의 수주가 늘어 전년 동월 대비 28.3% 증가했다.

제조업의 재고는 전월 대비 0.1% 늘어나 4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제조업의 출하 역시 전월 대비 3.3% 감소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p 상승했고, 앞으로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p 올랐다.

전백근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지난해 12월 수출 통관을 위해 자동차 생산을 많이 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다"며 "지난해에는 설이 1월에 있었지만 올해는 2월에 있었던 비경기적 요인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설명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게 작용해 매우 안 좋게 나타난 측면은 있다"며 "그런 점을 감안해도 경기가 소프트패치(회복세에서 잠시 멈춘 것)에서 아예 꺾이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상수지 흑자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 '1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올해 1월 경상수지는 69억달러 흑자로 흑자 행진을 35개월(2년11개월)째 이어갔다.

수출은 455억2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0% 줄고, 수입은 384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6.9% 감소했다.

경상수지 흑자 폭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국제유가 하락, 내수 부진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내수가 나빠지고 있는데 35개월째 경상수지가 흑자인 것은 불황형 흑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은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을 강조했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올해 1월 수출 감소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크다"며 "석유화학 제품을 제외하면 통관 기준 수출은 6.6% 증가했고, 에너지류를 제외한 수입은 5% 늘었다"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이광빈 김승욱 박초롱 기자 lkbin@yna.co.kr,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