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 금융사간 이동 간소화…'90조 시장' 지각변동 오나
이달 말부터 연금저축의 금융회사 간 이전이 간소화된다. 90조원 규모의 연금저축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1일 금융당국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말부터 연금저축 상품 가입자들이 금융회사를 바꿀 때, 옮기려고 하는 금융회사 한 곳만 방문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기존 가입 금융사를 찾아가 이전신청 계약서를 작성한 뒤 신규 금융회사를 다시 방문해 이체신청서를 만들어야 했다.

연금저축은 연간 40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대표적인 절세형 금융상품이다. 가입자가 최대 한도로 납입하면 연말정산 후 52만8000원의 절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은행과 보험사를 비롯해 증권사, 새마을금고, 우체국, 펀드온라인코리아 등에서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른 시간 내 연금저축 계약이전 절차를 단순화할 수 있도록 점검하고 있다”며 “늦어도 이달 말에는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3월부터 연금저축 계약이전을 간소화하는 내용의 공문을 작년 말 배포해 전산 시스템을 정비해 왔다”며 “연금저축 이전이 복잡하다고 호소하는 소비자 민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계에선 90조원 규모의 연금저축 시장에 대이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률에 불만을 가진 연금저축 가입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국공채 위주로 투자해 장기 수익률이 다소 낮은 은행권이 가입자를 지키기 위해 수성(守城) 입장에 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연금저축 시장에서 은행과 보험사에 비해 열세인 증권업계가 장기 평균 수익률이 높다는 점에서 계약이전 간소화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