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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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한 성장주 강세가 코스닥지수를 6년8개월 만에 600선 위로 끌어올렸다. 경기 부진의 여파로 전통적인 중후장대 종목의 힘이 약해지면서 성장 기대가 큰 코스닥시장의 바이오, 핀테크(금융+기술), 게임, 화장품 종목으로 매수세가 쏠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고 있고 국내 경기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성장주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코스닥시장 성장주는 대형 수출주에 비해 유가, 환율 등 대외 변수와 경기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이는 성장주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저금리·저성장 구조가 지속되면서 증시에서도 성장주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며 “코스닥시장 종목들은 경기 사이클보다 정책 이슈나 유동성 등 외부 환경 변화에 편승해 수익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한편에서는 경기 회복이 불확실한 시점에서 성장주 홀로 질주를 계속하면서 의구심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장주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토지, 현금, 건물 등 과거 성장의 결실을 회사 내에 많이 쌓아두고 있는 자산주다. 전문가들은 자산주 투자 시에는 사업성과 자산의 환금성이 확실하고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에 투자해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 최근 자산주 가운데 유통주식 수가 적은 종목들은 ‘품절 테마’로 급상승을 보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김병전 대표는 “기업의 실적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는 성장주 장이 마감된 것은 아니지만 경기가 불확실한 시점에서는 성장주보다는 자산주 투자가 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장이 상승하려면 경기 전망에 대한 기대가 높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런 기대가 매우 약하다. 결국 수익 증가가 기대되는 고성장 종목에 베팅하거나 저성장한다는 이유로 저평가받은 자산주를 되짚어 보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