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차시장 '봄바람'…연비 좋고 실용적인 소형SUV·해치백 대전
매년 3월 초순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전시장에서 열리는 제네바모터쇼는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 나라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모터쇼다. 1월 열리는 디트로이트모터쇼는 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회사들이, 9월 열리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는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같은 독일 메이커들이 주인공이다. 10월 파리모터쇼는 르노와 시트로엥 같은 프랑스 업체들의 텃세가 심하다. 올해로 85회를 맞은 제네바모터쇼는 올 들어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유럽 신차 시장을 앞서 공략하려는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신차 경연장이 되고 있다

○연간 1300만대 유럽시장 잡아라

유럽 차시장 '봄바람'…연비 좋고 실용적인 소형SUV·해치백 대전
내달 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제네바모터쇼에는 세계 220개 업체에서 900여개 차량을 전시한다. 이 중 130개가 유럽 시장을 겨냥해 처음 선보이는 모델(콘셉트카 포함)이다. 지난해보다 참여 업체와 신차 수가 5~6% 정도 늘었다.

올해 유럽 자동차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조치 영향으로 훈풍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014년 대비 2%대인 1240만~1250만대 판매(승용차 기준)가 예상됐다. 그러나 올 들어 예상치가 1300만대로 늘어났다. 세계 자동차 시장 성장률 전망치(4%대 초반)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6.2% 늘었다”며 “올해도 유럽 자동차 시장은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차시장 '봄바람'…연비 좋고 실용적인 소형SUV·해치백 대전
○소형 SUV와 해치백의 강세

이번 전시에서는 연비 좋고 값싼 소형 박스카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대거 출품된다. 현대차가 유럽 시장을 겨냥해 1.6L 소형 SUV 투싼을 내놓는 데 이어 쌍용차도 1000만원대 티볼리로 유럽 시장 문을 두드린다.

일본 업체들도 2000만원 안팎의 새로운 소형 차종을 잇따라 선보인다. 도요타는 기아차 씨드와 경쟁하는 유럽 전략형 준중형 해치백인 뉴아우리스를 출품한다.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와 비슷한 크기다. 혼다는 소형차 재즈를 기반으로 만든 HR-V를 내놓는다. 베스트셀링 SUV CR-V보다 작은 엔트리 차량이다. 1.5L 가솔린 및 1.6L 디젤 등이 전시된다.

닛산은 캐시카이, 쥬크와 디자인이 닮은 스웨이(Sway) 해치백 콘셉트를 소개한다. 인피니티는 향후 소형 SUV로 출시할 예정인 QX30(쇼카)을 미리 보여준다. BMW X1 크기로 SUV 라인업에선 엔트리 차량이다.

유럽차 브랜드 중 르노는 QM3와 QM5 중간급인 신형 SUV 카자르를 최초로 공개한다.

○처음 소개되는 슈퍼카 전기차 주목

올 제네바모터쇼에서 가장 눈길을 끌 아이템은 슈퍼카다. 스웨덴 슈퍼카 제조업체인 코닉세그는 대당 21억원(추정)짜리 슈퍼카 레제라를 공개한다. 중량 1341㎏에 5.0L V8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한 이 차는 출력이 1341마력이다. 영국 멕라렌은 675마력의 675LT를, 이탈리아의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는 각각 488GTB와 아벤타도르 SV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기자동차업체인 나노플로우셀도 출력 1090마력, 최대 주행거리 800㎞의 전기차 콴트F를 내놓는다. 독일 프리미엄자동차 메이커인 아우디는 미드십 스포츠카인 신형 R8으로, 포르쉐는 뉴카이맨 GT4로 각각 슈퍼카 경쟁에 뛰어든다.

박수진/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