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출신 가사도우미를 굶기고 구타하는 등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홍콩 여성이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홍콩의 하급법원인 홍콩구역법원(香港區域法院) 재판부는 27일 가사도우미인 에르위아나 술리스티야닝시(24·여)를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로완퉁(44)에게 제기된 20개 혐의 가운데 18개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6년과 벌금 1만5천 홍콩달러(약 212만 원)을 선고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법원은 로가 2013년 6월 에르위아나를 가사도우미로 채용한 이후 그를 때려 치아를 부러뜨리고 진공청소기를 입에 집어넣은 채 5∼10초간 비트는 등 학대했다고 판결했다.

또, 로가 에르위아나에게 경찰에 신고하면 인도네시아에 있는 그 부모를 죽이겠다고 협박한 혐의와 임금을 체불한 혐의 등도 인정했다.

홍콩 경찰은 작년 1월 위중한 상태로 인도네시아 병원에 입원한 에르위아나의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외부로 알려지자 조사에 착수해 로를 체포했다.

에르위아나는 같은 해 4월 홍콩 내 외국인 가사노동자의 법적 보호를 위해 투쟁하는 점을 인정받아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혔다.

5월 홍콩에서는 가사도우미의 열악한 처우를 비판하며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에르위아나는 SCMP에 로를 용서했지만, 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