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백, 석달새 34곳 줄폐점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홍대점이 지난달 문을 닫았다. 홍대점은 1999년 아웃백 한국 3호점으로 문을 열었다. 2009년 홍대 근처의 다른 빌딩으로 자리를 옮겨 17년간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영업해왔지만 아웃백 본사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점포 정리에 나서면서 결국 폐점하게 됐다.

이처럼 문을 닫은 아웃백 점포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새 34개에 이른다. 영업 종료 매장에는 홍대점을 비롯해 명동중앙점·청담점·광화문점·종로점(서울), 센텀시티점·연산점(부산), 칠곡점·상인점(대구), 충장로점(광주) 등 도심 대형 매장이 대거 포함됐다. 이에따라 아웃백 매장은 107개에서 73개로 줄어들었다.

아웃백 관계자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매장을 과감하게 정리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브랜드 운영 전략을 수정했다”며 “양적 성장보다는 매장 품질 개선, 메뉴 개발 등 질적인 부분에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웃백은 호주 청정 스테이크 전문점을 콘셉트로 한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1987년 미국에서 탄생했다. 한국에는 1997년 4월 김포공항 인근에 공항점을 열면서 진출했다. 2002년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점포 수 1위에 올랐고, 인기가 절정이던 2005년에는 1년 만에 20개점을 열기도 했다.

아웃백의 발목을 잡은 것은 외식 트렌드의 변화다.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열풍이 거세지면서 기름진 고열량 음식 위주인 패밀리 레스토랑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제철 채소와 친환경 식재료를 내세운 한식 샐러드바 뷔페는 인기를 끌고 있다.

외식업 경기가 악화되고,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양이 많은 비싼 요리를 주문해 여럿이 함께 먹는 형태인 패밀리 레스토랑이 외면받은 것도 사업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른 패밀리 레스토랑들도 고전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베니건스와 TGI프라이데이스는 현재 매장 수가 전성기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코코스, 씨즐러, 마르쉐, 토니로마스 등은 아예 문을 닫았다. 빕스, 애슐리, 세븐스프링스 등은 다양한 콘셉트의 서브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떠나간 고객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