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겨울호에 뭐가 있길래…5쇄까지 찍으며 9000부 팔렸나
지난해 11월 발간한 ‘계간 문학동네’ 겨울호가 문예지 중에서 드물게 5쇄(총 9000부)를 찍어 총 1만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계속된 문학의 침체로 ‘3000권 팔기도 힘들다’는 문예지 시장에서 이례적인 현상이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25일 “계간 문학동네 겨울호가 4쇄까지 총 8000부 매진돼 5쇄 1000부를 추가로 발간했다”며 “지금의 추세라면 겨울호가 6쇄를 넘겨 1만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학동네 겨울호는 창간 20주년 기념 특별호로 김훈, 김연수, 은희경, 성석제, 김영하, 박현욱, 김언수, 천명관, 박민규 등 한국 문학 인기 작가의 최신작을 실어 독자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쇄 5000부를 찍은 뒤에도 겨울호를 찾는 독자들의 문의가 쏟아져 2, 3, 4쇄에 각각 1000부를 추가로 인쇄해 총 8000부가 다 팔렸다. 문학동네는 이런 추세라면 6쇄도 찍어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창조(1919년), 폐허(1920년) 등으로 시작한 문예지는 국내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통로였다. 그러나 1980년 군사독재 정권이 대부분의 문예지를 강제 폐간, 정간시키면서 암흑기를 맞았다. 민주화 이후 ‘실천문학’ ‘창작과 비평’ ‘문학과 사회’ 등 여러 문예지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전성기를 이끌었지만 2000년대부터 문학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면서 문예지 시장도 축소돼 1쇄(통상 2000~3000권)를 전부 파는 것도 힘든 지경이 됐다.

계간 문학동네는 1994년 창간호를 낼 때 초판 1만부를 인쇄하고 2쇄에 5000부를 더 찍었다. 이후 2쇄를 찍은 적은 몇 번 있었고 3쇄는 단 한 번 찍었다.

염현숙 문학동네 편집국장은 “유명 작가들이 한데 모여 재미있는 작품을 썼기 때문에 독자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학동네는 이번을 계기로 문예지 시장의 부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2015년 봄호도 특집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소설가 황석영 씨와 문학평론가 신형철 씨의 대담, 201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파트리크 모디아노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의 모디아노 작가론 등이 실린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