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직접 운용하는 상품 중 ‘지금 투자할 만한 펀드’로 가치주 펀드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작년 하반기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중소형주 펀드 역시 대표 펀드 목록에 이름을 많이 올렸다. 올해도 코스피지수가 1900~2100 사이의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전망되자 자산운용사들이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는 펀드를 집중 추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등은 가치주 펀드

운용사 '우리집 대표선수' 추천 받으니…가치주 펀드에 무더기 '좋아요'
온라인 펀드판매사 펀드온라인코리아가 49개 자산운용사로부터 지금 투자할 만한 자사 대표 펀드를 회사당 한 개씩 추천받은 결과 가치주 펀드가 7개로 가장 많았다. 메리츠코리아, 신영마라톤,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한국밸류10년투자, 한국투자롱텀밸류, 키움장기코어밸류, 라자드코리아 등이다. 이들 가치주 펀드는 지난 16일 기준 3년 수익률이 17.02~41.9%로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1.81%를 크게 앞선다.

자산운용사 4곳은 최근 코스닥 등 중소형주 강세로 주목받는 중소형주 펀드를 대표 펀드로 꼽았다. 삼성자산운용이 추천한 삼성중소형포커스(최근 3년 수익률 37.12%)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트러스톤, 마이다스, 교보악사 등 5개 자산운용사는 배당주 펀드를 추천했다. 작년 상반기 인기를 끈 롱쇼트 펀드를 추천한 곳은 KDB, 플러스 등 두 개 자산운용사에 그쳤다.

○종목 발굴형 펀드 주목

자산운용사들이 가치주, 중소형주, 배당주 펀드 등을 적극 추천한 것은 코스피지수가 올해도 여전히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 상승기에는 대형주 투자 비중이 높은 일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박스권 장세에선 저평가 종목 발굴에 특화한 펀드들이 선전한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최근 3년 동안 중소형 펀드는 평균 31.56%, 배당주 펀드는 평균 22.03%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일반 주식형 펀드는 평균 -1.57%로 부진했다.

펀드온라인코리아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장기 성과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자사 대표 펀드를 추천했다”며 “가치주 펀드 등이 많이 포함된 것도 과거 성과가 꾸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금펀드는 해외 주식형·인컴펀드

이와 별도로 펀드온라인코리아는 5년 이상 투자해야 하는 연금저축 펀드와 관련해서도 30개 자산운용사로부터 회사당 한 개씩 추천받았다. 대표 펀드에 가장 많이 포함된 유형은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 AB미국그로스 등 해외 주식형 펀드로 총 6개(20%)다. 꾸준히 현금 수익을 내는 해외 회사채, 하이일드채권, 고배당주 등에 투자하는 알리안츠인컴앤드그로스 등의 해외 인컴펀드도 4종이 포함됐다. 연금저축계좌로 해외 펀드에 투자하면 주식·채권 매매차익에 부과되는 15.4%의 이자소득세를 안 내고 만 55세 이후 연금 수령 시점에 3.3~5.5%의 연금소득세를 납부하면 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