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확대가 대세…배당주 열기 계속된다
2014년 결산배당을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절반 가까이가 전년 대비 배당을 늘렸다. 연말 배당 시즌은 지났지만 배당 확대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올해도 배당 확대 추세가 지속될 것인 만큼 연초 배당주 조정기에 선취매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배당 확대가 대세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3년에 이어 2014년 결산배당을 결정한 211개 종목 중 주당 배당금이 늘어난 종목은 90곳이었다. 80곳은 2013년과 동일하게 유지했고 41곳은 배당금을 줄였다.

보통주 기준 주당 배당금 증가폭이 가장 큰 종목은 삼성증권이다. 지난해 주당 100원이 들어간 삼성증권 주주들의 증권계좌엔 올해 6.5배인 650원이 입금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배당금도 600원에서 3430원으로 472% 뛰었다. 이 밖에 부국증권(186%) 메리츠종금증권(107%) 동양생명(175%) 삼성생명(112%) 등 증권·생명보험업 종목의 배당금 상승폭이 돋보였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한 화물운송 회사인 인터지스(150%)와 순이익이 580% 증가한 호텔신라(133%)도 배당금을 두 배 이상 올렸다. 지난해는 없었지만 올해는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한 상장사도 만도, BGF리테일 등 19곳에 달했다.

◆줄이거나 없애는 역주행주도

대세를 거슬러 배당을 줄이거나 끊은 종목도 있다. 유가 하락으로 지난해 2241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SK이노베이션은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고배당주로 꼽혀온 SK이노베이션의 무배당은 1980년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29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KT도 무(無)배당주로 전락했다. 실적 부진에 삼성중공업의 주당 배당금은 500원에서 250원으로 반토막 났고 삼성SDI는 33%, GS도 11% 줄였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증가했지만 배당을 깎은 곳도 있다. BS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65.9% 증가했음에도 주당 배당금은 280원에서 200원으로 줄였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 늘어난 SK케미칼도 25%, 대표 배당주인 SK텔레콤도 10.6%씩 배당을 줄였다.

◆배당 확대 추이 주목

전문가들은 주당 배당금을 꾸준히 늘려가는 기업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당은 한 번 늘리면 쉽게 줄이기 힘든 만큼 배당 확대는 기업이 향후에도 그 정도 배당을 유지하기 위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결산배당을 줄였어도 중간배당 가능성이 있고 자사주 매입도 활성화되는 추세”라며 “올해도 배당 투자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