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본사를 둔 지방주들이 뛰고 있다. 중소형주들이지만 상승률 면에서 오히려 업종 주도주를 뛰어넘는 등 약진하고 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네…'지방 맹주(盟株)'의 봄날
○봄바람 부는 지방주

대구의 중견 건설사인 화성산업은 13일 0.96% 오른 1만575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5년 내 최고가다. 화성산업의 주가는 1년 전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93.9%(152억원) 늘었다. 대구 지역의 부동산 경기 회복 덕택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전국 평균 주택 가격 상승률은 2%가량이었지만 대구는 8%였다. 장우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건축사업 위주로 보수적인 경영을 해온 화성산업이 지난해부터 대구 지역 부동산 경기 호조에 힘입어 공격적인 경영체제로 전환했다”며 “2016년까지 대구 침산지구 등 고마진 사업장 비중 증가로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현금 규모가 1000억원대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부산에 본사를 둔 건설화학은 올 들어 주가가 17.14% 올랐다. 제비표 페인트로 잘 알려진 이 회사는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건축용 도료를 공급하고 있다. 환율 하락으로 원재료 수입 비용이 낮아지면서 실적이 개선된 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제주도는 외국자본 유입과 관광수입 확대로 훈풍의 중심지로 꼽힌다. 제주를 대표하는 지방은행에도 온기가 전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제주은행은 올해 9.25%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해외자본 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제주 지역은 국내에서 경제성장률과 부동산 경기가 가장 좋은 곳 중 하나”라며 “외형성장에 유리한 환경이 갖춰진 만큼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

○전국구로 영토 확장

지방에서 입지를 굳히고 전국구로 영토를 넓혀가는 지방주들도 강세다. 전북은행에서 출발한 JB금융지주는 지난해 광주은행까지 합쳐 몸을 불렸다. 서울과 수도권을 새로운 전략 지역으로 삼은 JB금융지주는 올 들어 8.6% 올랐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광주은행 인수와 JB캐피탈 정상화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호남 지역 외에서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비은행 부문의 이익이 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을 평정한 주류업체 보해양조무학도 북상 중이다. ‘잎새주’로 광주 및 전남 소주시장에서 7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보해양조는 최근 소주 ‘아홉시반’, 과실주 ‘보해복분자주’ 등으로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부산 소주시장 점유율 1위(65%)인 무학도 ‘좋은데이’를 앞세워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 확대 기대에 보해양조 주가는 올 들어 13.88%, 무학은 9.5% 상승했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해양조는 지난 3년간 차입금 축소에 주력해 부채 비율 200% 미만의 재무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올해 인지도 회복과 점유율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