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나노미터급 반도체 시대 열린다
한국 연구진이 1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보다 작은 반도체를 실리콘 기판에서 제작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안종렬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사진)와 송인경 연구원 등은 1㎚의 금속선을 반복해 배열하는 방법으로 ㎚급 반도체의 제작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9일 발표했다.

실리콘 반도체는 전자소자를 더 작게 만드는 방법으로 집적도를 높여왔다. 현재 10㎚ 생산 공정까지 발전하면서 더 미세한 공정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리콘 원자 한 개의 크기는 100억분의 1m(옹스트롬)다. 이 수준까지 공정을 미세화할 때 실리콘 원자가 가진 특성이 달라지는지 알 수 없었다.

연구팀은 실리콘 기판에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1㎚ 이하의 금속선을 반복적으로 배열했다. 이렇게 배열한 두 종류의 금속선 중에서 한 종류의 금속선만을 선택해 특성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1㎚ 이하의 금속선을 실리콘 기판에 놓고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1㎚ 이하의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반도체 생산에 사용하는 실리콘 기판에서 진행했다. 앞으로 반도체 미세공정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 교수는 “대면적 실리콘 반도체 제작을 1㎚보다 작은 원자 수준에서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 반도체 실용화가 5~10년 이내에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 분야 국제 학술지인 ‘나노레터스’에 실렸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