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 Mobile] 대기업·스타트업까지 뛰어든 배달 앱…'종합유통서비스'로 진화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시장이 팽창하면서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배달 앱 ‘빅3’로 불리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은 마케팅을 강화하며 시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음식 배달뿐 아니라 꽃 세탁물 등으로 배달 영역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최근엔 기존 배달 앱 업체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등도 속속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배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배달 앱 시장은 올해 1조5000억~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앱 시장이 음식뿐 아니라 다양한 생활용품을 배달하는 종합 유통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어 앞으로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지난해의 경우 배달 앱 업체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올해도 그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치열해지는 배달 앱 마케팅

배달 앱 빅3들은 마케팅을 강화하며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영화배우 류승룡을 내세운 독특한 광고를 연이어 내보내며 업계 1위 자리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배달의민족이 국내 음식배달 시장을 장악한 데는 톡톡 튀는 광고 마케팅의 힘이 컸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문구로 배우 류승룡을 앞세워 제작한 광고는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화제를 모았다.

배달의민족은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주로 가족이나 조직 안의 ‘막내’라는 점에 착안해 젊은 층을 타깃으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젊은 직장인이 많은 판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담아 주변 지하철역에 광고를 내주는 등 차별화한 시도도 하고 있다.

최근엔 365일 24시간 고객센터를 도입했다. 배달 주문의 30% 정도가 밤 9시 이후에 몰린다는 점을 감안해 한밤중에도 불편 없이 상담 서비스를 해주겠다는 뜻이다.

요기요는 배우 박신혜를 주인공으로 한 감성적인 광고 등으로 서비스의 신뢰성과 편리함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맹점과 상생을 강조하는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요기요는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소원을 들어주는 ‘사장님 희망배달 캠페인’도 진행하며 좋은 이미지 쌓기에 노력하고 있다.

배달통은 다양한 패러디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경쟁사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의 광고를 패러디하면서 3사 가운데 배달통이 가장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배달통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남긴 배달톡(후기) 평점을 지수화 그래프로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며 “배달 영역 확장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스타트업, 진출 러시

배달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배달 앱 ‘철가방’과 제휴를 맺었고, 국내 대표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몬과 지마켓도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국배달음식협회는 논란이 되고 있는 수수료를 없애고 연회비로만 운영하는 ‘디톡’을 출시해 가맹점을 늘려가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현장 결제 시 0%, 휴대폰 등 바로 결제 시 3% 등 초저가 수수료를 내세운 배달 앱인 ‘푸드인(Food人)’을 개발하고 1분기 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앱은 수수료가 낮고 가맹점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장점이 있다. 식자재 사이트에 접속해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메쉬코리아는 음식·생필품 전문 배달 앱 ‘부탁해’와 프리미엄 당일 배송 서비스 ‘메쉬프라임’을 출시하며 배달 서비스 사업자와 오프라인 상점을 연결해 주는 실시간 유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동문파트너즈(다음카카오 청년창업투자조합)를 비롯한 투자사로부터 40억원의 투자금도 유치했다.

정확한 정보 제공이 관건

배달 앱 업체들은 최근 수수료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맹점에 너무 높은 비용을 부담시킨다는 비판이 커지자 수수료를 내려 신뢰도 쌓기에 나선 것이다. 배달 앱 3사의 수수료는 배달의민족이 5.5~9%, 요기요는 12.5%, 배달통은 2.5%(각사 외부결제수수료 별도, 부가세 별도)로 책정돼 있다.

정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배달 앱 가맹점이 부담하는 수수료는 과거 10~17% 내외였으나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부정적 여론과 대형 업체의 신규 진입으로 경쟁이 심화하면서 앞으로 추가적으로 수수료를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배달 앱 업체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맹점 수를 늘리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리서치 전문업체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해 5월 서울과 경기,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9~3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배달 앱 고객 만족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앱 선택 시 ‘정확한 음식점 정보(23%)’와 ‘등록 배달업체 수(21.3%)’를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배달 앱 서비스를 시작한 배달통은 현재 등록된 가맹점 수가 20만여곳으로 가장 많다. 배달의민족은 13만~14만곳, 요기요는 4만여곳이다. 방문자 수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50% 이상으로 가장 앞선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20%대 초반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