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천재수학자 일대기
앤드루 호지스 지음 / 김희주 외 옮김 / 동아시아 / 872쪽 / 3만6000원
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 게임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원작으로 튜링의 일대기를 상세하게 서술한 전기다. 튜링은 1912년 6월23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부터 어려운 수학 문제를 척척 풀어내거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독학하는 등 남다른 면모를 보였다.
케임브리지대 킹스 칼리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프린스턴대에서 연구를 계속하던 튜링은 1939년 영국 정부신호암호학교의 암호해독반 수석 책임자로 선출돼 독일 에니그마 암호체계를 푸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에니그마를 깰 기계 ‘봄베’를 개발했고, 1940년 독일군 기상 예보 암호문을 해독하며 대서양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튜링은 컴퓨터 개념을 창안하고 탄생에 기여했다. 기계가 지능이 있다는 것을 판별하는 방법인 이미테이션 게임을 만들어 인공지능 기계의 초석을 마련했다.
큰 업적을 이룬 인물이지만 그의 공은 한동안 알려지지 않다가 전후 30년이 지난 후에야 드러났다. 그가 동성애자였기 때문. 튜링은 1952년 중대한 외설 행위란 죄목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화학적 거세를 당한 뒤 1954년 6월7일 자택에서 독 사과를 먹고 자살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튜링이 세상을 떠난 지 59년 만인 2013년, 그를 특별사면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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