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선 유진 회장, 대표이사 사임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사진)이 30일 그룹 모회사인 유진기업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유 회장은 앞으로 기업 경영을 전문경영인인 최종성 사장에게 맡기고 신사업 추진 등 그룹 차원의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구상이다. 매물로 나온 시멘트 제조회사 쌍용양회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그룹 측은 이날 유 회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고 최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직을 맡는다고 공시했다. 유 회장은 사내이사직에서도 사임했다.

유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것은 얼마 전 하이마트 매각 과정에서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과 이면계약을 맺은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아 ‘리스크’를 털어냈기 때문이라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얘기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는 지난 22일 1심 선고공판에서 선 전 회장이 2008년 2차 하이마트 매각 과정에서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하도록 도와준 대가로 하이마트 주식 40%를 액면가로 챙기고 현금 400억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했다.

유진기업은 레미콘 업계 1위로 실적이 꾸준히 늘고 있다. 대부분 계열사가 지난해 흑자를 기록하는 등 각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게 유 회장의 판단이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일상 업무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그룹 차원의 미래 먹거리 사업 검토와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 등의 큰 그림은 회장이 총괄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게 유 회장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유 회장은 그룹 전반의 중장기적인 지속 성장과 새로운 기업문화 창달, 경영시스템 혁신, 인재개발 등 혁신 과제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 첫걸음으로 28일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새로운 경영방침 및 혁신과제를 공유했다.

이날 서울 청운동 유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사내 ‘유진무한 전진대회’에서 유 회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시장에서 신뢰받는 회사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임직원 여러분이 서로 소통하고 실행하는 기업문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31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에선 120여명의 임직원이 중장기 경영방침에 대해 유 회장과 직접 대화하고 토론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